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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 Oct 27. 2019

평등한 사회는 없다.

가타카(Gattaca, 1997) - 영화 리뷰 에세이


| 가타카가 그리는 미래 사회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혈액을 통해 DNA 검사를 한다. 신경계 질병 60%, 우울증 40% 가능 집중력 장애 89% 가능, 심장질환 99% 가능, 예상수명 30.2년. 빈센트는 태어나는 순간 30살에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자연분만을 한 아이, 부적격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아이다. 



그리고 그의 부모는 인공수정을 통해 빈센트와 함께 자랄 동생 안톤을 갖는다. 조기탈모, 근시,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비만과 같은 위험 인자는 모두 제거된 우수한 DNA를 가진 인재다. 자연임신으로는 탄생이 거의 불가능한 아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이지만,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은 빈센트에게 청소부가 밖에 될 수 없다고 해야 할 만큼 현실 세계는 태어날 때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해져 있는 사회다.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음을 알게 된 빈센트는 가족사진에서 자신을 찢으며 집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청소부가 되어 가까이에서나마 우주선이 발사되는 모습을 보는 처지가 된다.


| 열등한 유전자의 욕망과 의지


 우성인자를 가진 사람의 신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빈센트는 중개인을 찾아간다. 그를 통해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제롬을 만난다. 우수한 유전자로 속이기 위해 제롬이 필요한 빈센트는 거래에 응하고 비슷한 외모가 되도록 수술을 감행한다. 

 위장된 신분으로 오로지 혈액만으로 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회사 ‘가타카’에 입사하게 된 빈센트. 그는 혈액, 소변, 머리카락, 털 심지어 피부까지 매일 관리하며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타이탄으로 1년 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위치로 고속 승진한다. 


| 빈센트의 위기


 그의 신분에 의심을 품던 한 감독관이 살해를 당한다. 증거물 중에 빈센트의 눈썹이 발견되며, 가타카 내에 부적격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가타카 내부에서는 범인을 잡기 위해 검사를 강화한다. 빈센트는 철저한 관리와 제롬의 도움을 받아 경찰의 눈을 피하지만 수사망은 그를 향해 점점 좁혀 간다. 수배자의 사진이 도배된 회사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빈센트는 포기하려고 좌절하지만, 제롬의 질책으로 다시 의지를 갖는다.


| 드러나는 사건



 살인 사건은 가타카 회사의 회장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으킨 사건이었다. 빈센트는 위기의 순간에 살인 용의자에서 벗어나고, 자신을 의심하던 아이린에게 자신의 실체를 고백한다. 머리카락을 주며 검사해보라는 빈센트에게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을 잃어버렸다며 그를 믿어주는 아이린. 그를 쫓던 형사는 빈센트의 동생인 안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톤은 형이 위장신분으로 산다는 사실에 그를 구속하려 한다. 어릴 때처럼 수영 시합을 하는 두 사람. 마지막에 우성 인자를 가진 안톤을 이겼듯 이번에도 보란 듯이 동생을 이기는 빈센트. 그는 승리의 이유가 돌아갈 에너지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익사 직전의 동생을 구해낸다.


| 꿈의 실현


 드디어 우주선을 타게 되는 D데이. 회사는 방침을 바꾸었다며, 회사로 출근한 그에게 소변통을 내민다. 마지막 순간에 좌절하는 빈센트 체념하며 자신의 소변을 담아서 제출하지만, 의사는 그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도 부적격자라며 그를 보내준다. 


| 평등한 사회가 존재했던 적이 있을까?


 언젠가부터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옛 말이 되었다는 얘기가 사람들로부터 종종 들린다. 연합뉴스에서는 십중팔구의 탄식이라며, 국민 10명 중 8, 9명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고 한다. 

 투명하게 막힌 유리천장이 위에 있는 것처럼 가타카의 사회와 우리의 현실은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만 DNA가 아닌 다른 기준이 있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빈센트는 경이로울 만큼, 시청자가 그를 보며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할 만큼 깊은 감동을 주지만, 과연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살아야 할까?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


 이미 불공정해진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과 이익과 특권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로 양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서, 사회를 좋게 만들려는 어떤 지도자들과 달리 어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그를 지키기 위한 편법에서 자유로운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분명 가타카를 쓴 작가의 의도는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보다는 개인의 의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불공정한 사회에서 보란 듯이 성공을 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이런 사람들은 존경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것이 페어플레이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라면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답지 않을까? 스포츠 경기에 명확한 규칙이 있고, 그것을 벗어나서 플레이할 수 없듯 사회에도 건전하고 평등한 규칙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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