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맞는 옷을 입힌다는 것

by 장미

큰 아이 대학 입시가 끝난 지 이제 1년이 지났다.

그 이후로는 일상 속에서 작은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당장 매일 해야 할 일들을 하며 적당한 쉼을 찾았었다.

그러던 중, 며칠 전부터 둘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양육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양육은 참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일반적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속도가 다르고, 세상에 반응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집에서 자라고 같은 말을 듣고 같은 환경을 경험해도 어떤 아이는 앞서 나가고, 어떤 아이는 멈춰 서고, 어떤 아이는 돌아서서 다른 길을 택한다.

그래서 양육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말하지만, 그 문장이 온전히 적용되는 아이는 많지 않다.

그 문장은 대개 ‘누군가의 아이’에게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내 아이’에게도 맞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 아이를 알아가는 일이다.

지금 이 아이는 무엇에 반응하는지, 어떤 순간에 움츠러들고, 어떤 순간에 눈이 빛나는지.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힘을 잃는지, 무엇 앞에서 멈칫하는지 알아차리는 일이다.

이 과정은 느리고, 반복되고, 때로는 확신이 없다.
그래서 부모는 자연스럽게 정보를 찾게 된다.
더 빠른 길은 없는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빠른 정보는 분명 필요하다.
세상은 이미 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두었고, 그 안에는 분명 참고할 만한 지점들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 정보를 그대로 아이에게 입히려 할 때 양육은 종종 어긋나기 시작한다.

정보는 옷과 닮아 있다.
아무리 잘 만든 옷이라도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불편하고, 체형에 맞지 않으면 움직임을 방해한다.

양육 정보도 마찬가지다.
그대로 입히는 순간, 아이는 답답해지고 부모는 “왜 이게 안 될까”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지혜로운 양육은 정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한 번 더 통과시키는 일이다.

내 아이의 기질을 통과시키고, 우리 집의 환경과 여건을 통과시키고, 지금 이 시기의 아이를 통과시켜 다시 만들어 입히는 것이다.

그 과정에는 부모가 아이를 바라봐야 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비교의 눈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생각들이 필요한 거다.

양육은 그래서 늘 불안하고, 동시에 깊다.
정답이 없기에 흔들리지만, 그만큼 부모 스스로도 성장하게 된다.


내 아이를 알아가며 정보를 선택하고, 덜어내고, 다시 구성하는 일.

그것이 지혜로운 양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