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by 장미

어려서부터 둘째는 잠이 많았다. 1년 반 터울의 어린 자녀를 키우던 때에 이 녀석은 효자였던 거다.

에너지도 많아서 만 4세가 될 때까지는 깨어있을 땐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졸리면 집에 들어와서 낮잠을 4시간 이상을 자 줬었다.

그런데, 청소년이 된 지금도 이 아이의 수면 시간은 평균 9시간이 되는 것 같다.

그 정도는 자 줘야지만 개운 한듯하다.

보통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연휴에 가족이 모여 모노폴리를 하다가 늦어져도, 11시가 되면 자기 건물부터 다 팔고는 “난 자러 갈게”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휴교인 날에도 마찬가지다. 알람 없이 꼭 7시 반이면 일어난다. 주말이라고 더 자는 법이 없다.

나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쉬는 날엔 조금 더 자도 되지 않나 싶고, 반대로 등교하는 날엔 아침이 너무 급한 건 아닌지 늘 마음이 걸렸다.

학교가 가까워 다행이지, 아침마다 숨이 가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목표를 하나 세웠다.

지금이 아니라, 고등학교를 위한 목표였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운동 경기가 있을 때엔 늦게 귀가하는 날도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집에 와서 숙제하고 빠진 수업을 메이크업하려면 취침시간이 늦어질 것이다. 그러면 지금보다도 더 조급한 아침을 맞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찔했다.

수면은 아이의 컨디션뿐 아니라 하루를 대하는 태도까지 좌우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시간을 줄이기보다, 미리 연습해 두는 쪽을 선택했다.

정해진 리듬 안에서 수면의 양보다 질을 먼저 다루기로 했다.


이것을 위해 기상 시간을 앞당겨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

그러다가 오늘, 아무 말 없이 둘째가 7시에 일어났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앞당겨졌다.

어제 평소보다 1시간이 일찍 취침을 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당기면서 어느 정도 루틴이 잡히면, 다음으로는 수면시간을 조금씩 줄이는 것을 해 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면의 질도 중요할 것 같아서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고 있다.


오늘은 이렇게 한 단계 성공하면서 여유 있는 등굣길을 맞이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를 앞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리듬을 먼저 알아보는 일이다.

잠이 많은 아이라는 사실, 스스로 자는 시간을 지킬 줄 안다는 점, 아침을 어떻게 맞이하는지까지 그 관찰이 먼저였다.

그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조금 일찍 자게 해 보는 것, 기상 시간을 아주 조금 앞당겨보는 것,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일.

오늘의 7시 기상은 아이 혼자 만든 결과이기도 하고, 내가 옆에서 환경을 정리해 준 결과이기도 하다.

아이의 성장은 엄마가 대신해 줄 수 없지만, 엄마가 준비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 방법을 하나씩 만들어주는 일.

그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