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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Dec 21. 2022

작은 성공을 차곡차곡 적립하자.

성공? 별 거 아니거든요.

대단한 폭설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눈은 밤사이 내리고 그쳤다.

출근길에 질퍽대는 흙탕물 섞인 눈이 바지에 튀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인도 옆으로 내달리는 버스 바퀴와 멀찍이 떨어져 걸으며, 오늘도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했다.

일상은 별반 다르지 않은데, 가끔 나는 어제와는 다른 나를 만나는 것 같아 조금 놀라기도 한다. 무슨 일로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을 만났던 것일까?     


아침에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말리고 잘 빗어 넘기며, 어제보다 나아진 머릿결을 느꼈을 때.

어제 한 마사지크림이 잘 먹었는지, 스킨과 로션만 발랐을 뿐인데 얼굴이 뺀지르르하니 조금 젊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공부하고는 담쌓은 아들이 어쩐 일로 엄마 마음에 쏙 들게 과제를 하고 당당히 확인 서명을 받으러 왔을 때.

요리와는 담쌓은 엄마인 내가 끓인 김치찌개가 생각지도 않게 너무 맛있을 때.     

나는 이렇게 별 거 아닌 일들로 어제와 다른 나를 발견하고,

그 발견 속에서 내가 한 단계 성장한 것을 느꼈을 때, 조금 더 멋있어진 나임에 기뻐진다.


늘 그랬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하찮은 일에 나 스스로를 달리보고,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줬다. 그렇게 매일매일 나는 작은 일들을 성공해나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묻는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그럼 나는 책에 쓰여 있는 것과 같은, 성공한 사람들이 복사 붙이기 하는 것과 같은 대답을 했다. 내가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대답을 하면서도 과연 이 대답이 맞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이 거듭되며 나의 성장의 기초엔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고 그 얘기를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도전이 두렵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거였다.

작은 성공들을 적립하세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작은 일들에 도전하고 작은 성공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저장해 두세요. 그 아무것도 아닌 일들은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결국 알게 될 테니까요.

성공도 습관이라는 것을.     




우리는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운다.

살을 빼리라. 영어를 배우리라. 책을 100권 읽으리라. 등등......

누가 봐도 절대로 성공할 것 같지 않은 것들로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늘 실패를 하는 이유는 기준점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이었다.     


나도 살을 빼겠다고 마음먹고, 운동을 하고 야식을 끊고, 저녁을 안 먹고. 되지도 않는 리스트를 작성해서 실천해 보았지만, 이게 며칠? 하하하, 맞다 삼일. 고작 삼일을 하면 실패를 감지한다. 그렇지만 나는 언젠가 기준을 내 몸에서 10kg을 빼내고야 말겠어! 가 아닌, 다시 찌지 않도록 하고, 몇 그램씩이라도 줄이겠어.라는 것으로 목표설정을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은 목표 설정을 한 후 6개월이 흘렀고, 3kg을 감량했다.

전보다 조금 더 걷고, 식사량을 조금 줄이고, 영양 균형을 위해 비타민을 잘 챙겨 먹고, 자주 몸무게를 체크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몸무게에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나는 나 스스로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또 다른 한 가지. 책을 1년 동안 100권 읽으리라.

쉽지 않다. 이것을 완성하려면 한 달에 최소 8권, 일주일에 최소 2권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목표를 20대에 세우곤 했었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괴롭히던 시절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쉽지 않다. 출퇴근을 하며 지하철 안에서 미친 듯이 읽어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목표달성의 길은 멀기만 해 보였다.

나는 꼭 이 일을 완성하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100귄을 채워냈다.

방법은 간단했다. 후반에는 두꺼운 소설은 말고, 가벼운 에세이로 권수를 채워나갔고, 시집도 읽었으며, 좋아하는 만화책도 그 속에 있었다. 이것이 속임수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와의 약속이었고, 나는 그 약속을 지켜냄으로써 1년 동안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 충만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중요했다. 물론 나이 들어서는 이 목표는 세우지 않았지만, 그 경험이 내겐 포기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덕분에 내겐 새로운 도전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율리시스를 반드시 내 살아있는 동안에는 정독하고 말리라.라는 도전이다. 지금도 나는 그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늘 그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책들을 읽다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다.

결코 쉬운 책이 아니기 때문에,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고 해 나가는 것이다.     




성공은 조금씩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마음먹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라는 자신감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진짜 하는 것. 실천하는 것들 속에서 성공은 자라난다.


내가 한 번도 배우지 않던 재봉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일도 두려움을 떨쳐내며 옷 한 벌 만드는데 3시간이 걸려도 멈추지 않았던 것 때문에 가능했고, 그렇게 소원이던 소설을 출간하는 일도 읽고 쓰는 일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 나갔던 것 때문에 가능했으며, 자영업 대표들과 함께 하는 연대를 이어나가는 일도 매일매일 공부하는 일을 해 왔던 것 때문에 가능했다.     


성공이라는 것을 부의 축적이라는 것만을 해답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모두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성공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라는 기준으로 바꾼다면, 내 앞에 어떤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해도 한 번쯤 건너뛰어 볼 용기는 생길 것이라 믿는다.

성공은 절대로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작은 일들도 실패가 있고, 그 실패 때문에 더 큰 일들에 도전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는 일은 허다할 것이다.

그래서 성공은 재수, 삼수여도 괜찮다고 자신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것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반복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성공이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다시 해보는 것이 가장 멋진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꼰대의 어줍지 않은 설교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는 여전히 두려움 속에서 진짜 자신을 꺼내 보이지 못하는 많은 사람을 곁에 두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본연의 욕망을 포기한 채, 세월에 자신을 맡기며 늙어가기만을 기다리는 삶에서 부디 당당히 걸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글을 보내고 싶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매일 현재진행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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