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건네는 말은 항상 어렵다.
그러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부담을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고, 너에게 화를 내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너와 하는 대화는 우리가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약간씩은 묘하게 어긋난 상태로 끝나는 것 같다.
알고 있었다. 지워지지 않는 1 의 흔적을 보면, 답이 오지 않는 문자를 보면
네가 나와 연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알고 있었다. 네가 나와 멀어지려고 한다는 것을. 너는 나에게 그러겠다고 말을 했었고
실제로 가끔 너와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구질구질하게 너와의 대화를 겨우겨우 이어나가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에 비해 간단하게 답만 하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사실 가끔 자괴감이 들었다.
그냥 너와 계속해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간단한 고민거리들을 말하고 싶었다.
항상 그래 왔듯, 나는 너에 관한 것들이라면 항상 관심을 기울이곤 했으니 말이다.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기분은 괜찮은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밥은 먹었는지 등 그냥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남들에게는 쉬웠을 그런 간단한 질문들이
너에게 보내려면 수십 번을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면서 보내진
상당히 고심 끝에 보내진 단어들이었다.
나의 단어의 무게는 무거웠고 그래서인지 오히려 가볍게 지나갈 수 있던 일들이
다시 나에게 더 무겁게 돌아왔나 보다.
네가 이해하길 바란 나의 단어들은 너에게 닿지 않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천천히 지쳐갔었다. 회의감이 들었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나 보다.
무심결에 툭 던진 네 말들이 몰라도 나에게 그 단어들은 비수처럼 날아왔고, 푹 하고 깊이 박혀버렸다.
그래서 연락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네가 먼저 다가오지 않는 이상, 나도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고
궁금해하지 않으려고 했다.
더 이상은 내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네가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친 것을 알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신경을 쓰는 것을 네가 싫어함을 알기에.
그래도 미련 때문인지 여전히 나는 너와 관련된 이야기면 궁금해진다.
멀리서 네 모습이 보이면 궁금해진다. 누구와 뭘 하고 있을지가.
그만해야지. 정말로.
수없이도 말한 저 문장이.
"뭐해?"라는
너의 간단한 단어에 무너져내려 버리고 말았다.
너는 과연 네 말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까.
너는 과연 너와 내 관계가 무슨 사이인지 내가 고민했었음을 알고 있을까.
너는 내가 어떻게 너를 대해줬으면 좋겠니.
네가 화를 내고 밀어내더라도 다가가 곁에 있으면 좋겠니 아니면
밀어내면 밀어내는 대로, 붙잡으면 붙잡는 대로 네가 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니.
아니 사실 이제는 더 이상 상관이 없으려나.
이미 정리가 다 되어버린 관계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