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색

터벅터벅 걸었던 하루가 저물고

by 청랑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가라앉는 태양을 바라봐
문뜩 덮쳐오는 쓸쓸함에 중얼이는 멜로디
이름이 없는 그 노래가 내 마음을 살며시 감싸네
- 보컬로이드 이름이 없는 노래


약간은 피곤함에 뒤덮여 있었던 나의 하루는

신기하게도 너의 연락이 오자마자 거짓말처럼 생기를 되찾았다.


예전에 내가 아팠을 때, 다른 친구들이 저녁 시간 내내 붙어서 간호를 해주고

내가 소리를 지르며 울다 지쳐 피곤에 뒤덮여 있을 때에도

우습게도 나의 모든 피로와 고통은 네가 오자마자 사라졌다.


다른 친구들에게 얘 괜찮은 거 맞냐고 뭐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된 목소리로 묻고는 잠깐씩 들러서 괜찮은지 보러 온 너를 보며

나는 거의 바로 털고 일어났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그런 모습에 다른 친구들은 괜히 간호해줬다면서,

진짜로 아픈 거 맞냐고 허탈하다고 말할 정도로

나의 표정은 달라져있었다.


너는 여전히 하루의 색을 바꿔놓는다.


분명 오늘 밤은 비가 올 것만 같았던 뿌옇고 뭔가 어두운 하루였는데

전화를 걸까 말까 하고 수십 번 고민을 하다가

설마 받을까라는 생각으로 누른 통화 버튼이


- 분명 예전에는 시도 때도 없이 그냥. 보고 싶어서. 이러면서 전화를 걸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꽤 흐르고 난 지금은 생각해보니 그랬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약간은 머뭇거렸던 것 같다. -


그러다 오랜만에 들은 너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여전히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왜 그렇게 너를 어려워했을까.

아니 왜 그렇게 너를 어려운 사람이라고 정의했었을까.


생각해보면 너만큼 내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도

너만큼 보고 싶다고 무작정 찾아가거나 연락한 사람도

너만큼 여전히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이제는 조금은 다시 무작정 연락을 하거나 전화를 하는 나를 보며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조금은 덜 두려움을 지니고 다가가는 중이다.


비는 결국 오지 않았고, 그저 선선하면서도 잔잔한 바람이 나를 맞아준다.


오늘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보고 싶네요 정말로.


당신은 놀랄지 몰라도. 나름 만나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약간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