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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May 26. 2017

계절의 시작

그렇게 나의 계절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첫눈에 반하는 게 과연 말이나 되냐고.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반하는 건 사실 그냥 외모에 반하는 거 아니냐고.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이성적인 이유가 꼭 있어서라기보다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그런 연애를 해 본 적도 있고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짝사랑을 해 본 적도 있고

정말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연애를 해 본 적도 있다.


이별 후의 감정은 미안함으로 끝날 때도 있었고

원망과 자괴감으로 끝날 때도 있었고

아니면 정말 무심하게 기억에서 잊힌 적도 있었다.


관계에서의 '을'이 된 적도 있고

'호구'라고 불리었던 적도 있고

구질구질하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로 혼자서 계속 과거에 붙잡혀봤던 적도 있으며

새벽에 편지를 쓰느라 밤을 새본 적도 있다.


한참 후 시간이 흐르고 상대가 잊힐 때쯤

다시 상대와의 대화를 읽어보면 항상

 '아 이런 점에서 내가 잘못했었구나'

'이땐 정말 좋아했었구나'

'이런 고민이 있었구나'

'으아아아악 내가 이런 말도 하다니..'과 같은 다양한 생각들이 뒤섞인다.


그렇기에 나는 연애의 시작부터 끝을 항상 계절의 흐름에 비유하고는 한다.


우리는 누구나 남의 연애에 있어서는 '이성적'으로 충고를 내리거나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정작 '나'의 연애에 있어서는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너무나도 당연한 답을 때론 못 찾는 경우도 있다.


사실 연애에 '답'이라는 것은 없지만

결국 모두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그래도 한 차례의 관계를 겪고 나면

예전과는 어느 정도는 달라진 모습이 보이기에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되새겨보려 한다.


당신 사실은 꽤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러니 지나가는 이 계절을 다시 한번 즐기길.  

그것이 잠깐의 추억이든 다가올 미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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