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아름다웠던 우리
오랜만에 지갑을 정리하다가 예전에 네가 써준 편지를 발견했어.
참 소중히 보관되어 있더라.
그리고 그 옆엔 우리가 함께 여행가서 찍은 사진도 있더라. 아마 그게 내 첫 필름 사진 이았을텐데.
낯설었어.그렇게 행복하게 보이던 우리의 모습이, 둘 다 수줍으면서도 활짝 웃고 있더라고. 하필이면 그 사진 속 날씨는 더럽게 완벽하게 내가 좋아하는 날씨였지.
아마 다른 물건 같았으면 별 미련없이 버렸을텐데. 네가 처음으로 써준 편지과 사진이라 그런가. 오랜만에 그때 여행 갔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 피곤해서 감성적인 상태가 된 거라고 속으로 궁시렁대며 괜히 사진만 계속 보다 다시 지갑 속에 넣고는 툭 던져놨지. 그 땐 그랬었지. 나름 아름다웠던 우리 시절.
이내 그 사진과 편지는 내 관심 밖으로 벗어났고 나는 내 일상속으로 다시 걸어갔지.
아마 너는 앞으로도 나에게 그런 존재일거야.
가끔씩 예상치 못한 순간에 네가 생각나게 될 수도 있지만 딱히 버리지는 못하는. 하지만 굳이 찾아가지는 않을 그런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