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결심

결국 나는 오늘도 너를 그리워한다.

by 청랑

"이젠 그만 접어야지"


저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네 이야기만 나오면 항상 입에 달고 다녔었다.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은 관계인데 무슨 미련이 있냐고 너스레를 떨던 게

그냥 남들의 일상이 어떤지 궁금한 것처럼 그냥 그런 거라고 대답을 하던 게 며칠 전 같고

연락하지 않아야겠다고, 너를 이제 그만 괴롭힐 때가 되었다고 결심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 결심은 딱 하루가 지나고 나서 부서져 버렸다. 아니 바스러져 버렸다.


"사실 그거 나였어."


네가 장난치듯이 말한 그 한 문장이 너는 모르겠지만 며칠이나 나를 고민에 빠뜨렸고

혹시나 정말일까 싶어 괜히 기대를 했다가도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며 스스로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다짐하기를 수십 번

결국 억지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할 일들로 가득 찬 하루를 만들었다.


그러다 내가 쓴 글 중에서 가장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글을 다시 소개해보라는

교수님의 말도 안 되는 숙제에 다시 네가 나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 다녔다.

- 내 모든 글을 너를 향한 것이었기에.


"감정에 빠지되 너무 둘러싸여 본질을 잃어버리지는 말 것"


항상 솔직한 감정을 맞이하고, 그 순간의 감정들을 기록하고 자취를 남기려고 노력하되, 내가 전하고 싶은 말들을, 감정들로 포장시키지는 말자라는 생각으로 항상 글을 쓰려고 했지만

나의 글들은 항상 독백처럼 변질되어버린다. 각자만의 어쩔 수 없는 흉터나 흔적을 품고 있기에 더욱이 그럴 수밖에 없을지도.


이제는 정말로 너를 감히 보러 간다고 말할 수도, 너와 매일 연락을 한다고 할 수도 없지만

여전히 나는 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고

너에게 여기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결국 오늘도 나는 너를 그리워한다.

그것이 나의 원동력이자 감정이고 중심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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