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함박눈

서설인가 봄 편지인가

by 나목



삼월의 함박눈


임현숙



삼월의 하늘이
삼키고 있던
하얀 문장들을 써 내려간다


흰 여백이

오래 끊겼던 너의 안부 같다


봄 정수리에 내려앉아

끝내 전하지 못하고
물이 되어 흘러가는


사라진 자리마다
더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눈꽃송이 같은 인연과

건네지 못한 사과


말할 수 없었던 주먹 안의 바람


삼월의 함박눈은

수취인만 읽을 수 있는

봄의 손 편지


함박눈 다녀간 자리에

내가 꽃핀다.



-림(20260310)

작가의 이전글입술에 돌아온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