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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Feb 28. 2024

난 아닐 줄 알았는데

자화상


난 아닐 줄 알았는데


임현숙



백발의 시어머니

바늘귀를 내밀면

퉁명스럽게 실을 꿰어 드렸네

난 안 그럴 줄 알았는지


얼굴에 검은 꽃 얼룩지고

툭하면 삐지고

묵은지 같은 이야기 골백번 풀어놓았네

난 아닐 줄 알았는데


난 정말 안 그럴 줄 알았나 보네


상속 거부할 수 없는 세월의 유산

오늘도 또박또박 입금 중이네.


 

-림(20180610)

2020.02.14. 밴조선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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