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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ded (feat. 빛과 그림자)

(2024.12.24.)

by 임상구 변호사


새 코너를 열며 첫 선곡을 고민하다가, 2024년을 떠나 보내는 의미에서 Alan Walker의 Faded(사라져 버린, 희미해져 간, 빛바랜)를 골라봤습니다.


이 곡은 2015년 겨울쯤인가 EDM으로 처음 소개되었다가, 나중에 큰 인기를 끌며 곡에 가사가 붙고

여러가지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었던 곡입니다.


가사가 단순한듯 심오하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Alan Walker(AW)의 대표곡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원곡에 앞서 천재음악가 헨리 버전부터 감상하시고 출발해 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sw1TtzhBOQ



#1. 빛과 그림자


Faded의 여러 리메이크 버전을 찾아보다가 <비긴어게인의 헨리 버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Faded의 첫 소절 "You were the shadow to my light" 부분 부터, 저는 아래에서 소개드릴 <빛과 그림자>가 생각났는데, 헨리 또한 거의 비슷하게 해석하고 있더라구요.


헨리는 White & Black의 옷을 입고, Black & White의 무대에서 White & Black의 더블 피아노를 번갈아, 동시에 연주합니다. 뒤이어 Black & White의 바이올린 곡으로 변주되고, 적재는 천천히 무대 앞으로 나아가 White & Black의 일렉기타로 협주합니다.


헨리의 신들린 퍼포먼스와 음악.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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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빛과 그림자>를 소개 해 드릴게요.

오래 전 노래라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텐데, "불후의 명곡"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패티김, 장사익 등 여러 리메이크 버전이 있지만, 오늘은 원곡(1966년) 가수 최희준님이 원작자(길옥윤) 앞에서 부르는 목소리로 들어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YEIUB7mE-A



사랑은 나의 행복

사랑은 나의 불행

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

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때

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


사랑은 나의 천국

사랑은 나의 지옥

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

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때

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


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 때

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

사랑은 나의 천국

사랑은 나의 지옥

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



어떠셨어요? 사랑의 환희와 슬픔, 충만과 고독이 느껴지시나요?

이제 본격적으로 Faded 이야기를 해볼 텐데, <빛과 그림자>의 시즌2, 후속버전이라 봐도 될 것 같아요.




#2. Where are you now × 2


<빛과 그림자>에서 화자는 "그림자" 로 묘사됩니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그대 가시는 길에 흩뿌리는 자였죠.

물론 그 마음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Faded 의 화자는 "빛"에서 출발합니다.

헨리가 White 피아노를 먼저 연주한 것처럼요.

그런데 어느샌가 빛의 이면 "그림자"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랑했던 "그림자"를 찾아 "Where are you now?"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헤어짐>. 떠난다는 건 일단 애석한 일이겠지만, "또 다른 시작", "또 다른 희망"이 될 수도 있겠죠.

곡이 후반부에 접어들 수록 내가 "빛"이었는지 "그림자"였는지 명확해지지 않고, 또한 그게 중요한 사실도 아니게 됩니다.

네가 사라진 그 심연으로 나 또한 사라지며, 방황 속에 길을 잃으며 길을 찾아 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IxlvVlOIS0


Faded 에서 You는 "또 다른 나", "나의 꿈" 등 다양한 의미로 변주될 수 있는데, 저는 위와 같은 뜻으로 가사를 의역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가사도 약간씩 변경되었던 걸로 아는데, 저는 다음과 같은 가사를 기초로 풀어보겠습니다.

Another start -> Another star

Wanna see us alive -> Wanna see us alight


이제 시작해 보겠습니다.



You were the shadow to my light

난 너로 인해 빛이 되었어


Did you feel us

너 또한 마찬가지였을까


Another star, You fade away

그런데 또 하나의 별, 네가 사라져 가


Afraid our aim is out of sight

우리가 추구했던 것들까지 사라질까 두려워


Wanna see us alight

난 우리가 함께 빛나길 원해


Where are you now

Was it all in my fantasy

넌 지금 어디에 있니

모두 다 환상이었던 거야


Where are you now

Were you only imaginary

어디에 있는지 말해 줘

넌 그저 꿈 속의 존재였던 거니


Where are you now

도대체 어디 있니

Atlantis, Under the sea. Under the sea

그래. 아틀란티스, 그 바닷속!


Another dream

The monster’s running wild inside of me

또 다른 꿈에선 내 안에 정체 모를 무언가가 날뛰고 있어


I’m faded.

So lost, I’m faded

나 또한 사라져 가

길을 잃고 점점 빛바래져 가고 있어


These shallow waters,

never met What I needed

발목에 찰랑거리는 이 물결은 내가 찾던 게 아냐


I’m letting go, A deeper dive

난 온 몸의 힘을 빼고, 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 가


Eternal silence of the sea

I’m breathing, Alive

적막의 저 끝 심연의 바다 속에서

난 비로소 살아 있어. 생명의 숨을 내 뱉어


Where are you now

내 사랑아. 넌 지금 어디에 있니


Under the bright, but faded lights

난 점차 꺼져가는 불빛이었는데


You set my heart on fire

너로 인해 내 영혼에 불이 일기 시작했어


Where are you now

넌 지금 어느 곳에서든 잘 지내고 있지?

Where are you now

난 지금 새로운 빛으로 변하고 있어





#3. 심우도 尋牛圖


이처럼 Faded 는 다양한 의역에 가능한데, 여러분께서도 자신만의 의미로 감상하시면 좋겠군요.

Faded 를 제 해석 대로 듣고 있으면, 심우도(尋牛圖), 십우도(十牛圖)가 떠오르기도 해요.


아이는 소를 찾기 시작하고, 그 발자국을 따라가다 소를 발견하게 되죠.

내 안의 몬스터와 같은 소를 길들이며 고향에 돌아오는데,

소는 간 데 없고, 아이만 홀로 남게 됩니다.

그 이후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죠.



바로 내일이 크리스마스네요.

동짓날 태양이 입묘(入墓)하고 3일만에 부활한 재탄생의 날이라 볼 수도 있을 거에요.

기쁜 성탄!

가족, 친지, 지인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나누시길 기원드리며,

마지막으로 Tove Styrke가 부른 <Faded>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버전 들려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QL_cVOgEc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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