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평화를)
오늘은 ‘아이(children)’가 주인공인 '이란 영화' 두 편을 소개드리면서, 세상의 평화와 아이들의 행복을 기원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합니다.
옛 페르시아 왕국의 나라, 이란은 중동에서도 독특한 포지션을 가진 나라이지요. 중동의 '힘센 북한'에 비유되기도 하는데요. 아무튼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종교지도자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친미 성향의 왕정을 몰아내고 이슬람 공화국을 세운 뒤로, 이슬람 율법학자가 통치하는 급진적 시아파 종교 국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란은 혁명 직후 이웃나라 이라크와 전쟁을 겪으면서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이라크에게 시달렸는데, 왜냐면 이라크의 배후에는 이슬람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 계열의 중동 여러 나라와 서방세력의 원조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8년 전쟁 끝에 강제적인 종전 협정을 맺게 되면서, 이를 치욕스럽게 여긴 이란은 그 이후로 국제사회에서 스스로를 왕따 시키는 고립주의를 채택합니다. "건들기만 해 봐. 다 죽었어!!!"
이후 이란 신정지도자들은 알라의 뜻이라며 힘을 키우기 위해 핵개발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친서방 팔레비 왕조 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서방으로부터 전수받았던 기술이 기반이 되었죠. 서방은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걸핏하면 이란에게 태클을 걸어대니, 각성에 각성을 거쳐 핵개발만이 살 길이라 여겼던 겁니다.
그러다 오바마가 세계의 반장 역할을 하면서, 중동의 외톨이 이란에게 따스한 손길을 보냅니다. "친구야!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니? 내가 네 맘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친구야! 그 손에 든 험한 물건을 잠시 내려놓지 않으련?" 그때가 2015년쯤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란도 서서히 맘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왠 걸 그 후로 얼마 되지 않아 세계의 반장이 친이스라엘 성향의 트럼프로 바뀌면서 이란 핵협정이 파기되고 다시 경제제재에 들어갔었죠. 정권이 바뀌어 오바마 막후 바이든 정부 때 '핵합의 복원 협상'이 이루어지는가 싶었지만 러-우 전쟁이 터지고,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격화되더니, 결국 트럼프가 세계 반장 완장을 다시 차고 컴백하게 되면서 갈등 양상은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2기 출범에 즈음하여 이스라엘 네타냐후가 트럼프에게 "형아! 저 놈이 자꾸 헤즈볼라, 후티반군 내세워서 깝죽거리는데 나랑 같이 손 좀 봐줄래?" 하자, 트럼프는 "저 못난이, 찐따. 안 그래도 벼르고 있었다. 형만 믿어."라며 각을 세웁니다. 이제 이란은 러시아에 기대 보기도 하는데, 현재 상황이 심상치 않죠. 지난 10여 일 동안의 타임라인을 따라 되짚어 보겠습니다.
(2025. 03. 30.)
가자지구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이스라엘과 ‘이란 패밀리(이란 및 대리세력인 하마스·헤즈볼라·후티반군을 총칭)’의 대립이 확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죠.
(2025. 04. 01.)
트럼프는 그동안 이란에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폭격을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란 또한 “니들이 공격해 온다면 핵무기로 맞짱 떠보겠다”고 답했죠.
(2025. 04. 02.)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이란은 일단 오만의 중재협상을 제안했고, 트럼프는 그 제안을 검토하겠다 하면서도 2개 항공모함 전단과 B-2 스텔스 폭격기 등 핵심 전략자산을 중동 인근에 잇따라 배치하여 협상에 앞서 이란을 겁박하기 시작합니다.
(2025. 04. 03.)
미국이 힘으로 누르려는 모양새가 계속되자, 이란은 러시아에게 원조 요청하면서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합니다(4. 8. 러시아 하원 비준). 일단 "나도 내 편 있다"며 세를 보여주는 거죠.
(2025. 04. 07.)
주말이 지나면서 '이란 해체'를 줄기차게 주장해 오던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파괴'를 시도하고 있는 공공의 적은 바로 이란이다>라며 하마스와 이란 사이의 자금지원요청 문서를 공개합니다.
(2025. 04. 08.)
오만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이스라엘과 중동 인근에 추가로 배치되었단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중엔 한국의 페트리어트 미사일과 사드도 이스라엘로 반출되었다 하죠. 이로써 '한국의 방어체계에 빈틈이 생기고 주한미군 또한 감축되면 한반도와 양안의 정세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는 7일 네타냐후를 만나면서 '12일 이란과의 협상 일정'을 공개하였고, 다시금 "회담이 어그러지면 이란은 죽은 목숨"이라고 경고합니다.
(2025. 04. 09.)
네타냐후 또한 자신의 패를 오픈하며 선공에 나섭니다. '선 핵폐기, 후 보상' 방식. 즉 미국의 감독과 실행으로 이란의 모든 핵시설을 폭파하고 모든 장비를 해체하는 걸 선결조건으로 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을 거라고 엄포를 놓는 거죠. "럼프형 도움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니 무릎 꿇고 살려달라 해라"
(2025. 04. 10.)
오는 12일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압박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네타냐후는 "리비아 방식 핵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적 공습에 나서겠다"고 선전포고합니다.
(2025. 04. 11.)
협상을 앞두고, 이란 대통령은 강경과 온건 입장을 모두 보이며 막판 대응을 하고 있는데,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협상 도중 수틀리면 이란에게 "동작 그만! 어디서 뺑끼 쓰냐! 오함마 갖구 와"라며 몰아세우고 판을 뒤엎을 계획까지 하는 것 같군요.
1990년대 후반 일본과 제3세계의 대중문화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이란 영화"가 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달리 잔잔하면서도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와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선 1997년 개봉한 <천국의 아이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꼭 3등 해서 운동화 타올게.”
가난한 가정의 초등학생 알리가 여동생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데(3등 상품 : 운동화)... 열심히 달리긴 했지만 그토록 바라던 3등을 못 해 울먹입니다. 결과는 직접 보시길... 참으로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였습니다.
<천국의 아이들>에 앞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 또한 명작이라 할 수 있죠. 후속작으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와 <올리브 나무 사이로> 3부작으로 이어집니다. 단순하면서도 철학적 깊이까지 느껴지는 작품들입니다.
이 영화에 영감을 불어넣은 세페리의 시 <친구가 머무는 곳>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친구가 머무는 곳 (La Demeure de l’Ami)
- 소흐랍 세페리
"친구가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기병의 목소리가 새벽에 울려 퍼진다.
사막의 어둠을 향해 행인은 손을 내민다. 빛나는 종려나무 가지를 입술 안에 머금고, 은백양나무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나무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숲이 우거진 오솔길이 있지. 신의 환영보다 더욱 푸른 곳, 그곳의 사랑은 진실의 깃털만큼이나 푸르구나. 너는 이 작은 길의 깊숙한 곳까지 가 보렴. 길의 저편에서 청춘이 시작되리니.
Reyer (feat. Marrit Claus)
Kyrie Eleison 은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또는 "주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란 뜻으로(그리스어의 라틴식 가차) 여러 성가와 찬양, 진혼곡 등에서 사용되는 문구입니다. 중동 전쟁을 지켜보며 지난 2024. 10. 네덜란드 CCM 가수 Reyer를 중심으로 몇 명이 모여 <Kyrie Eleison> 란 제목으로 평화를 기리는 노래를 제작했는데요. 전체 조회수는 많지 않은 영상이지만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음악이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도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Kyrie Eleison’
Reyer schreef zijn nieuwe lied 'Kyrie Eleison' samen met Marrit Claus en Patrick de Wolff als reactie op de nog altijd durende oorlog in het Midden Oosten.
라이어는 마리트 클라우스와 패트릭 드 볼프와 함께 중동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 대한 반응으로 새 노래 'Kyrie Eleison’을 작사작곡했습니다.
작사작곡 : Reyer, Marrit Claus 그리고 Patrick de Wolff
바이올린 : Laura van de Giessen
백 보컬 : Sanne Hak & Reye
https://www.youtube.com/watch?v=jugzUlWLRNM
Hoelang Heer, totdat U komt (How long Lord, until you come)
주여, 당신이 올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Hoelang blijft U wachten (How long lasts us to fight)
이 전쟁에서 얼마나 견뎌야 할까요
Hoelang tot het morgen wordt (How long until it gets tomorrow)
내일이 올 때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될까요.
Hoor naar ons verlangen (Hear to our desire)
우리의 갈망을 들어주소서
Hoelang Heer, totdat U spreekt (How long Lord, until you speak)
주여, 언제 말씀하실는지요.
Hoelang blijft U zwijgen (How long will you remain silent)
언제까지 침묵하실 건가요.
Hoelang dat U ons vergeet (How long you forget us)
언제까지 우릴 잊고 계시렵니까
Zie toch hoe wij lijden (See how we suffer)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보세요
Kyrie Eleison, Kyrie Eleison
Heer, ontferm U over ons (Lord, take care of us)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Kyrie Eleison
Wees ons genadig, God (Be merciful, God)
자비를 베푸소서
Hoelang houdt de vijand stand (How long does the enemy last)
악의 세력은 언제까지 지속되나요
Hoelang duurt ons strijden (How long lasts us to fight)
전쟁은 그치지 않나요
Hoelang staat U aan de kant (How long are you on the side)
언제까지 물러서 계실 건가요
Wil ons toch bevrijden (Want to free us)
우리를 자유롭게 하소서
Wanneer komt Uw koninkrijk (When will your Kingdom)
주의 왕국은 언제 올까요
Wanneer wint Uw vrede (When will your peace win)
당시의 평화는 언제 이루어질까요
Wanneer is ons leed voorbij (When is our suffering over)
우리 고통은 언제 끝나나요
Luister naar ons smeken (Listen to us beg)
우리 간청을 들어주소서
Kyrie Eleison, Kyrie Eleison
Heer, ontferm U over ons (Lord, take care of us)
Kyrie Eleison, Kyrie Eleison
Wees ons genadig, God (Be merciful, God)
Laat Uw wil gebeuren (Let your will happen)
주의 뜻이 이루어지길
Laat Uw nieuwe wereld komen (Let your new world come)
당산의 나라가 임하길
Onder ons, hier bij ons (Among us, here with us)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 이곳에
Laat Uw licht weer schijnen (Let your light shine again)
당신의 밝은 빛으로 다시 밝혀주소서
Laat gerechtigheid weer stromen (Let justice flow again)
정의가 강같이 흐르게 하소서
Machtig God, Jezus kom (Mighty God, Jesus come)
전능하신 주, 주여 어서 오소서
Kyrie Eleison, Kyrie Eleison
Heer, ontferm U over ons (Lord, take care of us)
Kyrie Eleison, Kyrie Eleison
Wees ons genadig, God (Be merciful, God)
(2025. 0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