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은 무조건 설사와 함께

그러나 맛있는 중국음식

by 블루오션

토종 한국인이었던 나는 중국에 처음 가기 전 먹어본 중국 음식이라곤 짜장면, 짬뽕이 전부였다. 중국 음식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던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떨리는 마음과 함께 첫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같이 어학연수를 간 형누나들, 그리고 인솔자님을 포함하여 8명 정도가 한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시작한다. 메뉴판을 본 나는 황당할 수밖에 없던 것이, 나는 당시 중국어를 잘하지 못했고, 생각보다 많은 메뉴에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음식점을 가면 메뉴판에 20개남짓의 메뉴가 있지만 처음 보았던 중국식당 메뉴판에는 대략 50개 정도의 음식이름과 그림이 있었다. 왜? 왜? 왜? 왜 이렇게 많지? 이유는 지금도 정확히 모르지만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갔던 음식점 중 메뉴가 30개 이하인 곳은 없었다.


중국분이셨던 인솔자님은 당황한 나의 모습을(모두의 모습을)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여러 개의 음식을 시키셨다. 10개 정도의 음식이 테이블에 올라오자 다 같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중국에 오기 전에 중국 음식에 대한 얘기를 듣기로는 기름지고, 느끼하고, 짜고 등등... 여러 가지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 중국에 가면 무조건 고추장을 들고 가라는 우스갯소리도 들어본 적이 있어서 반신반의하며 먹은 순간 든 느낌은...


好吃!

(맛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방 형 누나들은 난리가 났다. 처음 먹는 기름진 음식 때문인지 아니면 뭔가 잘못된 것인지 다들 설사로 난리가 난 것이다! 그런데 왜 난 괜찮을까? 지금까지 중국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거나 뭔가 잘못된 적은 없었다. 케이스바이케이스인 듯.


시간이 좀 지나 고등학교 유학당시, 중국에 처음 왔던 여자아이들은 한국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지 남학생들이 밖에서 먹고 있는 양꼬치를 보며 이걸 어떻게 먹느냐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후, 나는 길거리에서 신나게 양꼬치를 뜯고 있는 그 여자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 *



중국을 처음 왔던 2002년 당시 중국의 물가는 굉장히 저렴하여, 중학생이었던 나도 받았던 용돈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저렴한 음식점에 들어가 덮밥을 하나 시키면 4~7위안 정도 했으니.(당시 환율 160)


그러나 현재는 베이징에서 아무 음식점을 들어가도 기본으로 20위안 이상은 써야 한다.(현재 환율 200) 그리고 물을 주지 않으니 물이나 음료수를 사게 되면 최소 25위안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나는 밥도 집에서 해 먹게 되어 역대급의 집돌이로 진화하였다.


요즘에는 한국에도 마라탕, 탕후루, 마라샹궈, 훠궈등의 중국음식이 많이 퍼져 조금만 검색을 하면 충분히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다만 한국사장님 말고 중국 사장님이 직접 하시는 음식점을 가보는 걸 추천하는 게, 한국사장님의 가게는 우리 입맛으로 로컬라이징이 된 경우가 많아, 맛은 있으나 중국 현지의 음식맛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今天晚上吃点火锅!

(오늘 저녁은 훠궈다!)




작가의 이전글한국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