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데레사 Apr 30. 2019

부의 감각_댄 애리얼리

강제저축 지출통제

http://www.yes24.com/Product/Goods/61980545


우리는 돈을 모른다.

이 책의 맨 첫 장의 제목이다. 그리고 이것이 2002년 대니얼 카너먼이 심리학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유이다. 첫 챕터에서 카지노의 예를 들며 우리가 저지르는 소비 오류에 대해 여러 요소 (예컨데 심리적회계, 지불의 고통, 상대성, 자제력 등의 측면에서)로 나누어 살펴보고 나서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이 모든 실수가 카지노라는 특수한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카지노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중략) 비록 모든 사람이 도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심리적 회계, 공짜 가격, 지불의 고통의 상대성, 자제력 및 그 밖의 여러 요소와 관련된 비슷한 시련에 맞닥뜨린다. 그럼으로써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


나의 이야기로 환원하자면 내가 마트나 백화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백전백패한다는 뜻이다. 시간을 알기가 쉽지 않은 산뜻하고 정돈된 공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닥 필요하지 않은 그 재화들을 나는 안 사고는 배길 재간이 없다. 예쁜옷이나 식기를 사지 못했다며 하다못해 커피라도 한 잔 사마시며 구경을 하거나 지하 식품관에서 싱싱하고 빛깔좋은 그러나 꽤 비싼 과일이라도 사 들고 온다.  결정적으로 제품가격을 할인해주고 할부도 받아주고 연회비 걱정도 없는 제휴 카드가 나의 죄책감을 씻어준다. 인터넷과 홈쇼핑도 다르지 않다.

 책에서 설명하는 소비의 오류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상대성

제품의 실제 가치와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는 방식으로 가치를 평가하게 만드는 힘

예) JC페니 (백화점)에서 정가를 높이 매기고 할인된 가격을 붙여놓기

예) 편의점에서는 80달러짜리 와인을 사지 않겠지만, 고급식당에서는 한잔에 80달러를 소비함

예) 이코노미스트 정기구독 프레이밍

심리적 회계

실제적인 가치와 전혀 상관 없이 돈에 대해 생각하는 또 하나의 방식, 때로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대개 형편없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곤 함

예) 건강비/식비/선물비 등 계정을 정해놓고 해당 계정이 바닥날 경우 융통성 없이 가치 이상의 노력이나 시간을 투입함

예) 기프트카드를 쉽게 갚어치 이하로 써버림

예) 힘들여 번 돈은 생활비등 책임성 있는 항목에 쓰지만 카지노에서 딴 돈은 단순 재미로 써버림. 이때 부정적으로 번 돈을 조금 떼어 의식적으로 기부등의 선행에 쓰면 그 돈이 깨끗하게 느껴지고 나머지 돈을 휴가나 갖고싶은 물품을 사는데 이를 감정적 회계라고 부름

예) 2만5천불짜리 차를 구입할때 200불짜리 CD체인저를 쉽게 사거나 50만불짜리 집을 산 다음 600불짜리 탁자세트를 쉽게 삼. 그러나 200불짜리 CD체인저나 600불짜리 탁자세트는 일상에서는 비싸다과 느낌

지불의 고통

뭔가를 얻기위해 돈을 지불할 때 겪는 고통. 보통 회피수단으로 이용됨

예) 신용카드로 재화나 서비스를 미리 구매하여 지불의 고통을 최대한 유예하고 소비의 편익을 느낌. 이는 과소비를 조장하기도 하고 재화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시점에서의 고통을 줄임: 신용카드는 미리 소비하고 지불은 나중에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돈 문제와 관련해서 시야를 흐리게 만들며 기회비용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지불의 고통도 줄여줌

예) 아마존닷컴의 첫 특허 "원클릭"-지불을 너무 쉽게 만들고 이에따른 고통은 없음

예) 공짜로 쓰던 앱을 갑자기 1불을 내야 한다면 망설이지만, 4불짜리 커피는 고민없이 사 마심.

앵커링효과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의사결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에 좌우돼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림. 즉, 타당하지 않은 정보가 의사결정 과정을 오염시킴.

예) 하나의 부동산에 여러 부동산 전문가가 평가하는 실험에서, 평가액이 사전에 제시된 호가에 크게 영향을 받았음. 그러나 전문가의 81퍼센트가 호가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음

예) 어떤 사람이 라테를 4불에 마시거나 엔진오일을 50불에 교환했다면 나중에 같은 재화를 소비할 때도 비슷한 가격을 지출할 가능성이 큼-확증편향으로도 설명이 가능함. 즉,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인식과 기대를 지지하는 쪽으로 새로운 정보를 해석함.

예) 특수한 제품 (초콜릿, 마우스, 키보드 등)을 살 때 얼마를 지불할지 묻는 실험중, 피실험자들이 지불하겠다는 금액이 각각의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두 자릿수 숫자와 연관성을 가졌음

소유효과

소유자로 하여금 소유물을 과대평가하게 만듦. 손실회피와 관련이 있음.

예) 남의 눈에는 리모델링한 집이 좋아보이지 않지만, 소유자는 리모델링 비용에 자신의 만족감까지 집값에 포함시키려 함

예) 당신은 현재 수입의 80퍼센트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 당신은 현재 수입의 20퍼센트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첫번째 질문에 더 많은 사람이 YES라고 대답함

공정함

예) 비오는 날 우버값이 평소보다 비싸다고 콜택시를 이용한 후 다음부터는 우버를 이용하지 않기로 결심함

예)수년의 경력을 가진 열쇠 수리공이 손쉽게 문 따는 비용은 비싸다고 생각하고 재주가 없는 열쇠 수리공이 긴시간 공들여 문을 따는 비용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언어와 제의의 마법

소비재를 묘사하는 언어와 제의에 따라 소비경험의 질이 높아지기도 떨어지기도 함

예) 동일한 음식을 먹는 장소와 웨이터의 자세한 묘사에 따라 맛 없게 혹은 비싸고 맛있게 느끼기도 함

예) 소비단어-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느긋하게 하여 어떤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함.

기대치

특정 물품에 기대하는 기대치에 비교하여 실제 가격 혹은 퍼포먼스의 가치를 과대 또는 과소하다고 느끼는 경향

예) 무명 브랜드 두통약은 약효과 별로고 타이레놀은 효과가 좋을 것이라 기대하고 돈을 더 많이 지불하는 것

자제력

사람들은 미래의 어떤 것보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의 가치를 훨씬 더 높게 생각하여 만족지연을 힘들어 함

예) 퇴직연금을 드는 대신 현재 소비하는 생활

평가성

복수의 어떤 제품을 비교할 때, 계량화가 가능한 속성은 쉽게 평가할 수 있고 설령 이런 속성이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보다 더 예리한 초점을 받게 됨

예) 전자제품을 살 때 숫자로 표시된 스펙에 과하게 집착하여 소비를 결정함

예) 경험이나 가치로서의 기회비용을 따지지 않고 금액만 두고 결정을 함


이 책에 설명된 요소들을 매번 소비상황에 고려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중 유용한 수단을 실생활에 적용해 보고 확장, 습관화해서 연말에 가족들과 조촐하게 여행을 가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작가의 이전글 걷는 사람 하정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