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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푸근 Dec 19. 2016

아직도 혼자인 그대에게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두려워 혼잣말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왔다.

문득 작년의 나를 되돌아본다. 그리고 비교해본다. 언제가 더 비참한지.

언젠가는 사랑을 했고, 전과 같은 결말에

가슴 아팠다.

그리고 이별 후에는 혼자가 편하다는 멍멍이 소리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고 이번 연말도 온몸은 쓸쓸함으로 도배되었다.


세월은 무상한 것이다. 얄미운 놈이다.

더 이상 맥컬리 컬킨과 성룡은

내게 위안을 주지 못한다.

알지 못하는 아이돌의 체육대회나 내가 받지 않는 시상식은 관심조차 없다.

무엇을 해야 하나 잠깐은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쿨한 나를 상상해본다.

혼자 영화를 보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술을 혼자 즐긴다.

이루어지지 않을 듯한 이러한 것들이

막상 현실이 되면

남들은 그것을 지지리 궁상이라고 한다.


친척들은 내 나이를 나보다 잘 알고 있다.

친구들은 내 과거 연애사를 안주삼아 이야기한다.

과거의 연인들은 결혼사진과 아기사진으로

카톡을 도배한다.

평소 싫어했던 지인의 딸은 내가 봐도 귀엽다.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요즘의 정치에

관심을 돌려본다.

더욱더 머리가 아프다. 다시 내 구질구질함으로 회귀한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인연은 다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조금 늦을 뿐이다.

남들은 내 인생을 세드 엔딩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에 고개를 떨구면 지는 것이다.

우리는 수없이 겪어왔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고,

내가 당장에 없는 것에 슬퍼하면 인생은 더욱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이제 슬슬 인내심과 믿음이 사라져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우리가 가진 마지막 무기이다.

믿어보자.

나를 제외한 온 세상과 모든 커플들이 즐거운

이 시절 이 시간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올해도 믿어보자.

당신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가 사랑이라면

당신은 좀 더 그것을 기다려볼 만하다.






이 글은 무분별한 음주가 불러낸 결과물에 불과합니다.


https://youtu.be/UgAFcvIw8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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