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나더씽킹 Nov 19. 2021

결이 같은 사람을 브런치에서 만난다는 것

브런치 활동 결산 리포트를 보면서...

실은 요즘 브런치 활동이 좀 뜸했더랬다.

어떤 일에나 이유 없이 업 앤 다운이 있기도 하니, 요즘은 그 '다운'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던 것도 같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이유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열과 성을 다해, 뭔가 보상을 바라는 마음 없이, 어떤 갈증이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맘으로 한 편 한 편 써 내려간 글들이 수많은 글들 중 지극히 작고 사소한  one of them이 되고 말면 절로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기자 시절에도 숱하게 겪었듯, 그렇다면 나를 먼저 돌아봤어야 하는데 어리석음인지 자만인지 나는 또 상황을 탓하며 불태우던 의욕으로부터 스스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제저녁 '브런치 활동 결산 리포트'를 보게 되었다. 실은 그전에 알람을 받고도 별로 열어보고 싶은 맘조차 들지 않아 관심을 끄고 있었는데, 늦은 저녁 내 폰을 빌려 쓰던 아이가 먼저 열어본 모양이었다.

"엄마, 이거 봤어? 엄마가 구독자 상위 5%래!"

놀랐다. 우쭐한 맘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나보다 훌륭하고 대단한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무슨 상위 5%씩이나 되는지 의아했다.

페이지를 보니 사실이었다. 누적 뷰 41.7만, 구독자 상위 5%, 라이킷은 심지어 상위 3%라는 결과치를 내 눈으로 보고 있으니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졌다.


나에게 브런치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다. 몇 명이 될지 모르는 분들이라도 내 글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다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힘을 얻는 분들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어야 했다, 는 반성의 순간도 찾아왔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올린 글에 달린 댓글들을 바라보다 감동의 순간도 다시 찾아왔다. 그랬다. 내게는 언제나 기꺼이 '좋아요'를 누르고 수고로이 공감과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이 늘 있었다. 나와 같은 결을 가진 그분들을 만나게 됐다는 것만으로 브런치 활동은 내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인지, 잠시 잊고 있었음이 미안해졌다.


상위 5%니 3%니 하는 숫자는 내게 그리 감동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무언가 책임감을 갖게 하는 숫자인 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 숫자가 주는 책임감으로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소수일지 모르는 나와 같은 결을 가진 분들의 때론 보이고 때론 보이지 않는 응원과 공감일 게다.


모든 구독자 여러분과 한 분 한 분 브런치 활동명을 불러드리고 싶은 그분들(아마 아실 테지요?)에게 진심 감사를 드립니다.


무르익어가는 가을 금요일 저녁,

May you have a lovely weekend.

작가의 이전글 주식 종목 토론방에는 '토로'만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