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나더씽킹 May 05. 2021

게임하는 아이

위험하게 느껴지나요? 그렇다면 손잡고 함께해 주세요

"엄마~~ 나 죽었어. 어제 열심히 아이템 모은 것도 다 사라졌어. 어젯밤에 좀비를 만났거든. 아 J가 밤에 좀비 조심하라고 했는데!"

"뭐야. 진짜? 좀비는 밝은 데는 못 온다고 하던데? 그래서 다들 집에 불 밝혀놓고 그런다던데? 너는 왜 밝게 안 해놨었어?"

"그게 내가 이제 시작해서 집이 없잖아. 안 그래도 어제 집 짓고 불 밝혀두는 토치 만들려고 열심히 오크 나무 모은 거였어."

며칠 전 아이와 나눈 대화입니다. 마인크래프트 무료 버전만 해오던 아들에게 얼마 전 약 3만 원을 결재하고 유로 버전의 자바 에디션을 사줬거든요. 로블록스 안에 어마어마한 수의 게임이 들어있어서 마인크래프트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했던 아이에게 '굳이' 돈 써가며 사준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아이의 절친이 함께 온라인에서 만나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하며 놀고 싶다고 정중하게 부탁해왔기 때문이고요, 둘째는 아이 친구의 부탁을 듣고 마인크래프트에 대해서 공부 좀 해봤더니 로블록스와는 또 다른 신기하고 즐겁고 창의적인 세계였기 때문이죠. 구매 후 며칠 있다가 아이가 가르쳐준다며 옆에 앉아보라기에 한 30여 분간 지켜봤는데 와, 나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게임 속 세상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리얼리티와는 동떨어진, 블록들로 만들어진 세계인데도 초록 초록한 들판이며 유유자적한 동물들을 보고 있으니 그 세상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네, 맞아요. 우리 집 아이는 게임하는 아이입니다. 요즘 아이들 중에 게임 안 하는 애가 있을까만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사실 원래 내 원칙대로였다면 아이는 아직 게임을 몰랐어야 할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아이 키우면서 애가 어릴 때 다들 그런 생각들 하잖아요. 미디어나 게임 노출은 언제쯤 해야 할까, 스마트폰은 언제쯤 사줘야 할까. 그리곤 아마 보통 이런 결론을 내리지 않나 싶어요. '가능한 최대한 늦을수록 좋다.' 나 역시 그런 부모들 중 한 명이었어요. 유아기 때 '뽀로로' 같은 걸 안 보여줄 수는 없으니 미디어 노출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건 정말 최소화했고요.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아마도 가장 많이 양보한 시기가 '중학생이 된 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나마도 아이가 더 버텨준다면 더 늦어도 좋다고 생각했고요.


생각이나 가치관이 바뀌기 전에 아이는 이미 게임을 접하고 있더라고요. 초등학교 3학년 나이가 되니 주변에서 친구들, 형 누나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애들 모이면 자연스레 듣고 보게 되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요. 게임을 좋아하는 데 있어 '너무 어린' 나이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게임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초등학교 3학년은 정말 빨라도 너무 빠르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아이의 베프가 이미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아주 간단하지만 직접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을 테스트하고 또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게임들을 해보기도 하면서 놀고 있었던 거죠.

로블록스에 대해 그때 처음 알았어요. 게임 얘기 나오면 '나는 게임 싫어하는데' 혹은 '게임 잘 몰라요'라고 말하는 여느 보통의 부모들처럼 나 또한 게임을 전혀 몰랐어요. 우리 어릴 때 하던 오락실 게임이나 가끔 여행 가서 숙박시설 내에 마련된 오락장에서 하던 게임 말고 요새 애들이 하는 '게임'은 전혀 몰랐던 거죠.

게임을 직접 만드는 친구(어쩌면 게임 자체를 그냥 동경했을지도 모르고요)를 부러워하던 아이는 지난번의 글 '코딩이 취미인 아이'에서 이미 밝혔던 것처럼, 친구 아빠가 코딩을 가르쳐주게 되면서 게임 세계에 입문하게 됐어요. 말해 뭐하겠어요. 완전 신세계를 만난 거죠. 코딩은 일주일에 한 번 배우는데 그 '핑계'로 게임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접속해하게 되더라고요. 공부의 연장이라 하니 어쩌겠어요. 백 퍼센트 마음이 편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지'라며 합리화를 할 밖에요.


로블록스란 툴 자체가 수많은 유저들이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직접 만들고 발행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점도 생각을 바꾸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처음 게임에 입문할 때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는 자기 게임 만드는 데 빠져 다른 게임을 하며 노는 시간이 적었는데, 어쩌다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할 때 보니 내가 생각한 '게임은 다 나쁘고 안 좋아'라는 편견처럼 그렇게 자극적인 게임은 아니더라고요(물론 그런 것들도 많겠죠!). 정말 단순하게 만날 점프나 하고 있는 거였어요. 내용도 내용이고 할 때마다 20~30분으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면서 하다 보니 그런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래, 뒤늦게 게임 맛을 알면 정신 못 차리고 빠져든다던데 이렇게 조금씩 건전하게 놀고 자기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일찍 시작하는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아'라고 말이죠.


실제로 아이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었어요(통제가 가능한 나이였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도 있고요. 한데 그보다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따로 있어요. 아이가 함께 코딩하는 친구를 만날 때마다 둘이 게임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모습을 본 거죠. 워낙 죽이 잘 맞아 붙여놓으면 몇 시간이고 장난감 없이 온전히 수다로만 놀 수 있는 남자아이들이긴 한데, 함께 게임 만들기를 시작한 후로는 대화가 온통 게임 구상하고 스토리 짜고 구현 방법 등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집이 가까워 자주 만나던 사이였음에도 만나지 못할 때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연결해달라고 하거나 스카이프(Skype)로 온라인 대화를 하면서까지 말이에요.

온라인 게임 구상은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져 함께 여행을 갔던 어느 날은 장난감이 없으니 빈 종이로 대충 그림 그려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고 게임 룰까지 그럴싸하게 만들어서 친구의 여동생까지 합세해 셋이서 놀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아예 판을 크게 벌려서 'CTS(크리스마스 탤런트 쇼)'라고 명명한 콘서트를 계획해 직접 연극 시나리오를 만들어 배역 정하고 소품 만들어서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이게 게임의 영향이냐 아니냐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기적으로 아이가 게임 세계에 입문한 뒤이기도 했고 연극 스토리가 주로 기사들이 악당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지극히 게임 세계 속의 내용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게임 영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게임이라고 하면 컴퓨터나 태블릿 앞에 앉아 주야장천 화면만 들여다보며 손목을 바쁘게 놀리는, 그리고 눈은 점점 충혈돼가면서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안 들려요' 하는 상황만을 그렸던 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게임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차츰 생각해보게 됐어요. 놀이의 세계가 넓어진 것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창의적 생각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보이더라고요.


코로나로 인해 학교가 셧다운 된 3학년 2학기(한국으로 하면 4학년 1학기)에는 학교를 거의 가지 못했는데 그때 친구들과 소통을 한 공간도 바로 게임 상에서였어요. 보니까 여자 친구들은 '왓츠앱' 같은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놀기도 하던데 남자애들은 그게 안되더군요. 남아들은 온전히 뭔가를 해야만 했는데 만날 수가 없으니 그게 게임이었던 거예요. 많은 남자아이들이 로블록스 게임을 하며 놀았고 우리 집 아이도 친구들과 로블록스에서 만나 대화하고 게임하면서 신나게 놀더라고요. 오프라인으로만 하던 '플레이 데이트'가 거의 매일 온라인에서 일어났어요. 로블록스가 어째서 '초등학생들의 온라인 놀이터'로 불리는지 알겠더군요. 엄마들 중심의 친구 관계에서 자기들끼리의 관계로 한창 넘어갈 시기였던 아이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게임 속에서 친구들을 만나 놀며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해나갔어요. 아니 오히려 더 돈독해진 것도 같아요. '놀이 코드'가 맞는 진짜 베스트 프렌드들을 매일 (온라인으로) 만나니 더 친해질 수밖에요. 코로나 시국에서 아이를 그나마 견디게 한 공신 중 하나가 게임이라는 건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에요.


그러나 여전히 게임이라고 하면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부모님들이 더 많을 거예요. 나 역시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보고 있어요. 우리 아이 경우는 어쩌면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처음 접했기 때문에 조금 달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나는 게임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만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이에게는 놀이터에 나가 노는 것만큼 또 다른 재밌는 놀이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니까요. 정말 재밌는 게 눈 앞에 있는데 무조건 안된다고 하면 '네 엄마' 하면서 포기할 아이가 몇이나 있을까요.

대신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며 노는지 그 게임이 어떤 내용인지를 파악했고 게임하는 시간도 아무리 길어도 40분 이상이 되지는 않게 했어요. 아이 입장에서 40분이라고 해봐야 정말 짧을 수 있는데 그래서 대신 일주일에 두세 번 하던 것을 주말을 제외한 '매일' 할 수 있게 완화해주기도 했고 어떤 주말은 특별히 가능하기도 했죠. 친구와 만나 게임을 만들 때는 1시간 이상을 쓴 경우도 있고요.

사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 약속이 제대로 안 지켜질 때가 많긴 해요.(가령 독일에 있는 친구들과 시차 때문에 만나는 시간에 제약에 있다 보니 주말 정도에만 온라인에서 만나 게임을 할 수 있는데 그때마저 20~30분만 하라고 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런 날은 보통 1시간은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초창기부터 나는 이 '시간 약속'에 대해 아주 강하게 강조를 해왔어요. 게임을 한다는 게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데 그건 너에게 달려있다. 어떤 게임을 하는지는 엄마가 알고 있으니 게임하는 시간을 조절하는 건 네 몫이다. 네가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엄마와 한 시간 약속을 잘 지켜주기 때문이다,라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이는 약속을 어겨 '일주일 간 게임 금지'와 같은 '벌'을 받기도 했어요. 어른도 자기 조절이 잘 안되는데 아이가 그 재밌는 게임을 하면서 매번 잘 될 수가 없죠.


게임은 정말 죄가 많죠. 내 아이를 잘못된 길로 빠지게 만드는 첫 번째 원인으로 늘 지목되는 게 게임이에요. 아이를 공부를 안 해도 게임 때문이고, 부모와 사이가 멀어져도 게임 때문이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후 벌어지는 스토리도 결국 'PC방과 게임'으로 귀결되더라고요. 게임의 좋은 점에 대해 생각하는 나 조차도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걱정이 됩니다. 아직까지 아이는 부모의 통제권 안에 있어 이탈 없이 좋은 방향으로 게임을 대하고 있지만 더 커서 부모보다 친구 관계 중심으로 소셜 라이프가 이뤄지게 되면 알 수 없는 일이겠죠.


그렇다고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죠. 해서 나는 더더욱 게임에 대해 공부하고 아이와 이야기하고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게임의 순기능을 취하고 역기능을 스스로 필터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어서예요. 어릴 때 그런 습관을 들인다면 중고등학생이 된 후에도 급격히 게임에 빠져 일상을 해치는 상황을 초래하거나 나쁜 게임의 영향을 받거나 친구들에게 휩쓸리는 상황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막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니 어차피 하게 될 게임이라면 음지에서 놀게 하고 싶지는 않은 것도 있어요. 제페토에 가입해 아이에게 제페토 세상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하고, 마인크래프트를 사주면서 그 게임 세계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게임을 소재로 한 아이와의 관계 만드는 데 노력을 하고 있어요. 엄마가 아이의 게임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엄마가 게임은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때로는 엄마도 게임을 즐긴다는 것, 그러니 나는 게임에 대해서 엄마에게 숨기거나 속일 게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은 거예요.

아이의 게임 세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제페토에 가입하고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덕분에 아이가 늘 게임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지금 한창 아이가 빠져있는 게임은 로블록스 인기 게임 10 중 하나라는 '타워 오브 헬'인데요, 몇 단계 레벨까지 갔고 어떤 코스가 가장 어렵고 이 게임을 만든 유저가 누구이며 그 사람이 또 다른 어떤 게임을 만들었는지, 자기 친구들 중에 이 게임을 좋아하는 애와 싫어하는 애가 누구인지 등등 아주 디테일한 이야기를 해줘요.(들을 때 정말 열심히 들으려 하거나 그런 '척'이라도 하는데 당연히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


최근 김상균 교수님의 <게임 인류>(몽스북)라는 책을 읽었어요. '게임하는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그리고 게임 자체에 대해 좋은 시선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어요. 저자의 인사이트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요. 다만 너무 게임의 좋은 측면만을 강조하기 위해 데이터 등이 동원된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했는데,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은가 등에 대해 고민 중인 분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독후감을 말하려던 건 아니고 책에서 저자는 게임 세계가 현실 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면서 기업들이 어떻게 게임을 활용하고 있는지, 미래 세대에게 게임 속 세상 즉 메타버스가 놀이와 즐거움의 목적 외에도 얼마나 중요한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있어요. 그런데 에필로그에서 그런 대목이 나와요. "게임이 미래의 표준 문화가 될 거라고 하면 학부모들은 '그래서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하느냐?'라고 묻는다".


미대 세대의 키(key), 이런 거창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는 그저 게임이 어쩔 수 없이 요즘 아이들의 대표적 놀이 문화라면 이제 어른들의 몫이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허락'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게임이 아이들에게 쾌락 추구가 아닌, 중독으로 가는 입문이 아닌, 즐겁고 재밌는 놀이이자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나아가 창의가 될 수도 있겠고요)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 부모님이 손 잡고 놀이터에 가잖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놀이터에 뭐 그리 위험한 게 있겠어요. 하지만 놀이터에 처음 나가보는 그 세상이 처음인 아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죠. 부모님들은 그래서 아이에게 놀이 기구 하나씩 알려주고 경험하게 해 주면서 나중엔 혼자 안전하고 재밌게 놀이터에서 놀 수 있도록 학습을 시켜주는 거고요.

나는 게임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바로 이 '놀이터'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게임은 치명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잖아요. 그러니 어른들이 '가라, 마라' '30분 혹은 1시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가서 지켜봐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기구(게임)인지 어떻게 타는지(노는지) 위험한(유해한) 부분은 없는지, 그렇다면 아이가 어떻게 노는 게 안전하고도 즐거운 방법인지 등을 함께 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알아요.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몇 년 후 '내가 왜 그런 글을 썼나' 하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할 일이란 걸 말이죠. 하지만 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잘 아는 나이기에 더더욱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관심 갖고 노력할 것이란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끝으로 게임에 대한 글을 쓰기로 작정하면서 아이와 짧은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질문과 답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Q :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게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중독 때문이야. 많은 아이들이 몇 시간씩 게임만 하면서 공부도 안 하고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거든. 너는 지금은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지킬 수 있을 것 같니?

A : 엄마, 나는 게임 말고도 할 게 너무 많아. 게임할 때 재밌지만 게임만큼 재밌는 다른 것들도 있어서 게임만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이 대화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만의 좁은 생각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지구의 날'에 떠올리는 그린 위크의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