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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외계인 Oct 22. 2023

Outro. 생각을 포기하고 얻은 것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천할 거리를 찾아야 하는데요


그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빙기: 생각파업에서 파업이라는 용어의 정의에 맞게, 정말 실천해서 달라진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취지에서 시작한 작은 일탈이었습니다. 엄청난 것을 하지 않아도 생각 파업에 걸맞는 행동을 했다면 기록하기로 했어요. 초반에는 “또 뭘 하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되돌아보니 제가 스쳐온 많은 행동이 그 취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사소한 아이디어도 재조명 하는 습관이 든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닌 행동도 굉장히 의미 있는 실천의 일부가 된다는 점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외계인: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파업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그 진정성과 결단력을 실천으로 옮기고 싶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천천히, 하나씩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생각파업을 복잡한 과정이 아닌, 일상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했죠.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잠에 들기 전까지의 모든 시간 동안, 어떤 순간에 생각파업을 실천하고 싶은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행복했죠


외계인: 많은 실천과 도전, 그리고 기행을 시도했습니다. 오랜 시간 ‘언젠가 해야지’ 하고 미루던 일들을 실행에 옮겨보기도 했죠. 이 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무엇을 하든 이전처럼 스스로를 과도하게 심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파업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어떠한 도전이든, 제 기대에 못 미치거나 생각만큼 재미있지 않다 해서 그것이 '실패'라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즐겁게 도전했을 때는 그 기쁨을 순수하게 느끼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험치로 쌓였음에 감사하면 된다는 것을요.


빙기: 기행! 동의합니다. 특히 재밌었던 점은 실천하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는 행위 마저도 실천이었다는 부분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 한 글에 2개의 실천이 담겨있네요. 글을 쓰는 행위가 제 생각 정리에 이렇게 도움이 될지 몰랐어요. 지구별외계인님의 키워드가 자유와 해방이었다면, 저는 여유와 웃음을 찾고 싶었습니다. 웃긴 글을 쓰면서 저도 웃겼어요. 괜히 유머가 소중한 게 아닌가 봅니다. 별거 아닌 일에도 한 번씩 와하하 웃는 시간을 가지셨음 합니다. 물론 이런 저도 낙엽이 굴러간다고 웃지는 않습니다. 



생각 없이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했어요


외계인: 과거에는 일상이 지루하고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느껴, 때론 그것을 탈피하고 싶은 충동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여정을 거치며 깨달은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의무감과 자유, 잡념과 평온함은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완벽한 평온함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와 안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공백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시간이었죠.


무엇보다도 저는 이제 눈물샤워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그럼에도 요즘의 샤워 시간은 '다음 파업은 어떤 걸 시도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일상에 파업을 가져오고자 했던 제 처음의 바람은 어느정도 현실이 된 것이죠. 그래서 기쁩니다. 제 삶의 작은 변화들이 저를 행복하게 만드니까요.


빙기: 요동치는 감정과 저는 굉장히 거리가 있는데요. 전 생각보다 둔감하고 기복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가끔 특정 상황과 환경이 제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때가 있죠. 그 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한 때가 있는데, 생각파업을 결심한 무렵은 말 그대로 매일이 가슴으로 우는 눈물샤워 시즌이었습니다.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저는 그보다는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그렇기에 선택한 여정이었습니다.


그 여정이 제게 큰 행복을 가져다 주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네요. 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고 뭘 선호하고 언제 가장 잘 기능하고 또 행복한지, 구태여 들여다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인간은 정말 힘들 때 바닥을 찍고 또 그 아래로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러다 보면 전환점을 맞이하곤 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비관적 낙관주의는 제 가치관을 참 잘 설명하는데, 아무래도 저의 인간에 대한 애정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전 성장하는 인간과 뇌가 참 좋아요. 뇌 최고!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어요.


외계인&빙기: 이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얻어진 소중한 경험과 통찰에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때로는 무기력함이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실천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돌아보면 그런 시간들마저도 자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여정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 그저 주어진 여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유는 각자 정의하는 대로,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대로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가 원하는 여유가 무엇인지 정의한 뒤에 생각에 빈 공간이 생겼습니다. 빈 공간은 매우 소중해서, 어떻게든 지켜가고 싶다는 것이 이 시점의 제 다짐입니다. 제게는 그것이 가치이고 여유입니다. 언제 또 바뀔지 모르겠지만, 그 공간을 어떻게 채워가면 좋을지 꿈을 꾸는 것이 제게는 행복이니까요. 여러분의 행복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전하는 마지막 말은 작별이 아니라 재회의 약속입니다. '생각파업'은 결국 스스로와의 재회, 진실된 나를 만나는 것 또한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생각파업의 여정으로 당신만의 길을 걷다가 꼭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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