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카드 게임, 규칙이 바뀌었다

9.19 은행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

by 블루프린터

요즘 금융 뉴스, 참 알쏭달쏭하죠? 특히 얼마 전 나온 '은행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은 더 그렇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조인다는데, 이게 사실은 '돈 풀기'라니… 솔직히 말하면 처음 듣고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걸 제대로 이해하려면 '위험가중치(RW)'라는 녀석과 먼저 친해져야 합니다. 용어는 좀 딱딱하지만, 알고 보면 별거 아니에요. 그냥 은행이 가진 자산, 예를 들어 대출이나 주식 같은 것들에 '이건 이만큼 위험해요'라고 점수를 매겨놓은 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종의 '위험도 딱지' 같은 거죠. 이 점수가 높을수록 은행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더 많은 자기 돈(자본금)을 쌓아둬야만 합니다. 안전장치를 더 튼튼하게 하라는 뜻이죠.

자, 그런데 이번에 규칙이 크게 두 가지 바뀌었습니다.


첫째, 주택담보대출의 위험 점수가 15점에서 20점으로 올라갔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더 조심해야 할 자산이 된 셈이니, 대출 하나를 해주더라도 예전보다 더 많은 자기자본을 묶어둬야 합니다.


둘째, 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위험 점수는 반대로 400점에서 250점으로 확 낮아졌습니다. '어라, 이젠 주식 투자는 덜 위험하게 봐도 괜찮아'라는 신호죠. 덕분에 주식에 묶여 있던 은행의 자기자본이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음… 아직도 헷갈리시죠? 그럼 카드 게임으로 비유해 볼게요. 이게 훨씬 쉽습니다.

은행이 가진 자기자본을 '카드 한 묶음'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은행은 이 카드를 잘 나눠서 '주택담보대출 게임'과 '주식 투자 게임'에 동시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게임의 룰이 바뀐 겁니다. '주택담보대출' 게임 테이블에 앉으려면 원래는 카드 15장만 있으면 됐는데, 이제는 "손님, 20장은 가져오셔야 입장 가능합니다" 하고 기준이 빡빡해졌어요. 반면에 '주식 투자' 게임 테이블은 난리가 났죠. 예전엔 무려 400장을 들고 가야 했는데, 이젠 250장만 있어도 "네, 어서 오세요!" 하고 받아주는 겁니다.


자, 이제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주택 쪽은 참여 기준이 까다로워져서 참여할 수 있는 횟수(대출)가 줄어들 것 같지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주식 쪽에서 갑자기 숨통이 확 트인 겁니다. 주식 투자에 묶여 있던 엄청난 양의 카드가 풀려나온 거죠.


결국 은행은 이 남는 카드를 가지고 다른 게임에 더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은행이 손에 쥐고 쓸 수 있는 카드의 총량, 즉 시장에 풀 수 있는 돈의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진 셈입니다. 정부는 이렇게 늘어난 여유 자금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보다는 기업 대출처럼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길 유도하고 있는 거고요.


겉으로는 조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말이지, 이런 걸 보면 경제 정책은 한쪽만 봐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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