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춘기와 동행하며 생각·감정 관성 탈출기 #9

디지털 시대, 갱춘기를 맞이하는 현명한 자세



익숙함에 안주하면, 미래는 멀어진다


어릴 적,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만화방에서 낡은 책장을 넘기며 하루를 보냈고 친구들과 동네 마당에서 딱지 치기를 하느라 하루 해가 짧았다. 늦은 오후, 어김없이 들려오던 "밥 먹어라!" 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신호였다. 학원도 많지 않았다. 교통 수단도 많지 않았다. 70년대엔 모든 것이 느긋하고 아날로그적이었다.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줄을 서서 동전을 넣었고, 약속 시간은 '대충 해가 질 때쯤'처럼 정겨운 말로 통했다. 삐삐가 대학다닐 무렵 만들어 졌다. 통신의 혁명이었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짧은 숫자와 문자로 통화를 요구하는 정도였으나 획기적이었다. 80년대 대학 생활의 필수품이었고 연인들 간에는 보고 싶은 마음을 원격으로 표현하던 연결 고리였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우리가 경험했던 그 속도와는 완전히 다른 시간과 공간과 차원으로 움직이고 있다.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의 정보를 얻고, 말 한마디로 인공지능 비서에게 명령하는 시대가 되었다. 갱춘기, 즉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이런 변화는 때론 낯설고 두렵게 느껴질 수 있다. 두려움과 상실감 그리고 열등감을 부추겨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과거의 추억과 아날로그에 생각과 감정을 가둬둘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에 빼곡한 앱들은 복잡한 미로 같아 잘 못 누르면 고장이 날까 두려워 클릭도 제대로 못한다. 카페나 영화관에서 주문하려다 마주치는 키오스크는 난해한 시험 문제처럼 보이고 뒤에 서있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비웃음 거리로 전락하는 도구가 되어 눈치를 보게 힌다. '그냥 사람에게 말로 주문하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절로 들며 몇 번 시도하다 실패하면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며 젊은 이에게 자리를 비켜주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디지털은 더 이상 '편리함'이 아닌 '필수'다


이제는 단순히 '편리해진 세상'을 넘어, 디지털화는 우리의 삶을 지속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갱춘기의 삶을 건강하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 거대한 흐름을 거부하거나 관망만 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술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강 관리, 여가 생활, 소통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은 놀라운 역할을 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와 갤럭시 핏으로 매일의 운동량을 측정하고, 혈압과 심박수를 관리하며, AI 챗봇에게 개인 맞춤형 식단을 추천받을 수 있다. 식재료를 마트를 가지 않아도 주문할 수 있고 반품도 쉬워져 부지런만 하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신선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더 이상 병원을 찾아가서 줄 서지 않아도,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의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다. 낯선 사람과 함께 등산 모임에 나갈 필요 없이, 메타버스 속 가상 공간에서 전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취미 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주방의 혁명, 스마트 가전이 만드는 새로운 일상


특히, 주방의 풍경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노년의 주방은 아내의 전용 공간이 아니다. 지금부터 각종 가전 제품을 내 편으로 만드는데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화 된 주방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과거에는 밥솥,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각기 다른 기기들을 개별적으로 조작했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무선으로 통제되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 냉장고는 식재료의 유통기한을 알려주고, 부족한 식자재는 자동으로 주문해준다.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오븐을 미리 예열해 놓거나, 밥솥에 쌀을 미리 넣어두고 취사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스마트 주방 시스템은 단순히 요리를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의 노년 삶을 더 여유롭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즉, 자녀와 아내의 눈치를 보지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깜빡하고 가스레인지를 끄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끌 수 있으며, 요리 시간을 단축시켜 남는 시간을 취미 생활이나 여가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편안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다. 아날로그식 생각과 감정 관성을 멈추고 디지털식 생각과 감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대면 소통으로 외로움을 이겨내는 법


노년에는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운전이 어려워지거나, 멀리 사는 자녀, 친구들을 자주 만나기 힘들어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이제는 핸드폰을 통해 언제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영상 통화는 단순한 목소리 전달을 넘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고, 손주들의 재롱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게 해준다. 메신저 앱을 통해 가족 단체 채팅방을 만들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안부를 묻는 일이 훨씬 간편해진다. 직접 대면하는 것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와 사랑하는 지인들을 보고 싶다면 이제는 망설이지 말고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자. 갱춘기의 상실감을 디지털 문화를 학습하며 채워보자.

이러한 비대면 소통 방식은 단순히 만남의 대체재가 아니다.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심리적인 거리를 좁혀주는 강력한 도구다. 더 이상 '보고 싶어도 못 만나는' 아쉬움에 머물지 말고, 적극적으로 핸드폰을 활용하여 소통의 문을 활짝 열어보자. 익숙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시도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디지털 결제로 얻는 자유와 자율성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현금이나 종이 승차권 대신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나 지하철 노선을 확인하고, QR 코드나 모바일 결제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실물 카드도 점차 이용이 줄어들고 있다. NFC만 활성화 시키면 쇼핑센터도 지하철과 대중교통도 지나가기만 하면 결재가 이루어진다. 이처럼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면, 자녀나 아내에게 '어떻게 가지?'라고 묻거나 도움을 청할 필요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노년의 삶에 활력과 자존감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어설픈 디지털 지식은 신종 디지털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현금이 없는 세상,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미래 사회는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모든 거래가 신용카드, 모바일 페이, 그리고 디지털 화폐(코인)로 전환되고 있다. 지금부터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도 경제적인 위협을 받지 않고, 스스로 현금과 디지털화폐를 자유롭게 관리하여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결정한 대로 타인의 도움 없이 생필품을 자유롭게 구매하며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배움은 노년의 경제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배움에는 '늦었다'는 말이 없다


물론,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디지털 경제 혁명은 매일 새롭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처음 자동차 운전을 배우는 것처럼 낯설고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동네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폰 교육에 참여하거나, 지인이나 후배에게 "이 앱은 어떻게 쓰는 거니?"하고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유@브, 챗GPT, 제미나이와 같은 AI기반 서비스 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내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며 금융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 염려될 수 있다. 유용한 디지털 정보를 찾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배움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노년기의 삶을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갱춘기, '디지털 문맹'에서 '디지털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디지털 시대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며 지식을 쌓고, AI와 협력하여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며, 키오스크와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즐거움을 자기 수준에서 찾아야 한다. 노년의 삶을 단지 과거를 추억하며 관조하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역동적인 '갱춘기'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원래 그런 거 잘 못 해'라고 말하며 변화를 두려워하며 회피하는 순간, 우리 스스로의 변화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것과 같다. 거대하고 거부할 수 없는 디지털 흐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 나가기 위해, 지금 당장 스마트폰의 설정 창을 열고, 새로운 앱을 하나 설치하고, AI에게 말을 걸어보자. 변화의 바람이 파도를 일으키는 것과 같이 디지털 파도에 적극적으로 올라타 중심을 잡는 서핑 기술을 배우는 것이 갱춘기를 빛나게 보내는 현명한 선택이다. 우리는 변화의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잘 잡으며 성장해 왔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디지털 문맹'이 아닌,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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