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흔들리는 감정의 나침반을 세우다
갱춘기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기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갱년기와 오춘기에 겪는 우울감, 무력감, 심한 감정 기복은 인생의 중요한 길목에서 만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같다. 이 혼란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 시기에 우리가 수없이 되뇌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참다', '견디다', '버티다'이다. 이 세 단어는 지난 세월 동안 우리 삶의 중요한 철학과 신념을 만들어온 뿌리 깊은 가치다. 이제는 이 단어들의 의미를 명확히 구분하고, 각자의 삶에 '나만의 경계'를 세워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면의 나침반을 다시 맞추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감정에 경계를 세운다는 것은 나의 감정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중심을 만드는 일이다. 이는 다가올 노년의 삶을 더욱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맞이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의미와 철학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보자.
'참는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희생이나 인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뇌가 보내는 즉각적인 욕구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잠시 멈춰 서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현명한 행동이다. 모든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마라톤을 할 때다. 덥고 습한 날씨에 다리에 통증이 오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그만두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외부 환경은 내 의지로 바꿀 수 없지만,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오롯이 나만의 선택에 달려 있다. "더워서 힘들지만, 오늘은 이만큼만 뛰어보자"라고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바로 현명한 참음의 힘이다.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나의 감정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태도는 불안정한 갱춘기를 긍정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참는 것'이 순간적인 욕구를 억제하는 행위라면, '견디는 것'은 그 고통이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퇴사 권고나 가족의 무심함으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다스리는 행위가 바로 '견딤'이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참음이 있다. 견딤은 이런 다양한 참음의 복합체이고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의식적인 정신적 행위다.
반면, '버티는 것'은 '견딤'과 달리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력에 저항하며 자신의 상태를 유지하는 행위다. 회사의 압박에 맞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나, 급격히 나빠지는 건강에도 불구하고 삶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버팀'은 외부 원인으로 인한 고통을 인지하고 그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적인 행동이다. 물론 참는 정신적 행위를 기반으로 한다. 갱춘기에는 '참는 것'을 넘어, 이러한 '견딤'과 '버팀'의 힘이 더욱 절실하다.
'그만두고 싶다', '울고 싶다', '화가 난다' 같은 감정은 갱년기의 자연스러운 신호다. 이러한 감정을 그저 억누르기보다, 내 마음이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로 받아들여 보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지쳤다'는 감정은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면의 외침일 수 있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새로운 배움이나 도전이 필요하다'는 갈망일 수 있다.
이러한 신호를 알아차리는 순간, 감정과 행동 사이에 여유의 공간이 생긴다. 이 공간을 '참음, 견딤, 버팀'이라는 이름의 현명한 선택으로 채워나갈 수 있다. 젊었을 때보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긴 갱춘기는 바로 이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마음의 공간'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때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많은 것을 참고, 견디고, 버티며 살아왔다. 이제는 그렇게 고단했던 나 자신에게 보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보상은 타인이나 사회의 인정이 아니라, 내 마음을 돌보고 보듬는 자기만의 시간이어야 한다. 갱춘기는 단순히 힘든 시기가 아니다. '고단했던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보상', '나를 되찾는 시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