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간이역, 두물머리

by 파란리본 황정희

햇살의 양이 많이 줄었다. 체감온도가 급 하강하여 겨울이 코앞처럼 느껴진다. 햇살과 사람의 기분은 비례하는 걸까? 햇살은 옅어지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이럴 때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가을 이야기가 찬란한 그곳, 두물머리에서 가을이야기를 듣는다, 이왕이면 사랑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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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만남과 이별이 머물다 떠나는 간이역

두물머리는 향긋한 추억과 더 많은 묵직한 사연을 품은 체 도도하게 흐른다. 만나고 헤어지는 추억의 장소로 이보다 근사한 곳 찾기 힘들다. 필자 또한 이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만한 떠나보낸 연인이 있다. 두 물이 합쳐진다는 두물머리, 누군가는 이곳에서 햇살 같은 사랑을 시작했고 다른 이는 노을 같은 이별을 고하였다.

11월, 날씨가 맑은 날 아침에 두물머리로 향한다. 이 즈음의 두물머리는 신비로움으로 무장한다. 날마다 달라지는 수묵화 한편을 보기 위해 부지런을 떨어 해뜨기 전에 두물머리에 도착하였다. 꽤 서둘렀는데 늦었다. 수 십 명의 사진가들, 연인들 또는 운동 나온 동네 사람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내딛던 걸음을 멈추고 숨죽여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해가 산 너머로 솟아오른다. 절로 터지는 탄성과 고요한 강을 깨우는 셔터 소리가 정적을 뚫는다. 400년 된 느티나무는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햇빛에 반짝거리는 강물에는 조각배 한 척이 뒤척인다. 강이 들려주는 가을이야기는 소곤소곤 다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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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에는 강원도 첩첩산중에서 한양까지 가던 머나먼 길의 쉼터

금강산에서 물줄기가 시작된 북한강과 태백의 금대봉 기슭인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 강원도 첩첩산중의 깊은 강을 타고 내려온 뗏목은 이곳에서 잠시 쉬어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에 이르렀다. 불과 40년 전까지도 길손들이 북적거리는 나루터였다. 1973년 팔당댐이 생기면서 포구의 기능은 상실되었으나 사진가들과 연인들, 가족들이 찾는 쉼터가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명장면이 숱하게 등장한 탓에 실제 가보지 않았어도 가본 듯하다. 눈에 익긴 하여도 직접 오감으로 느끼는 가을이야기만 할까. 내일 아침에는 새벽잠을 깨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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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세미원 주변에 맛집이 꽤 있다. 예전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었던 연밭(031-772-6200)을 추천한다. 30년 이상 된 오래된 식당으로 심심한 듯한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대표 메뉴는 연잎찰밥정식(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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