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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리본 황정희 Nov 12. 2020

시나미 명주동과 소돌해변, 360도 그네 타기

강릉여행

가을이 무르익은 명주동 담벼락

원도심의 작은 변화에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 명주동 나들이    


어릴 적 살았던 동네가 떠오른다. 세월의 때가 묻어있는 곳, 강릉의 명주동 마을 주민들과 젊은이들이 힘을 합쳐 시간자국 위에 역사와 추억이라는 감성 넘치는 옷을 입혔다. 마을 어르신들은 당신들 사는 집의 담장을 허물었다. 화분과 작은 나무, 풀꽃들을 심어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전해주고 싶어서다. ‘예전에는 이리 살았단다, 아무리 바빠지고 빨라진 세상이라지만 여기에서 잠시 '바쁘다 바빠!'를 내려놓고 쉬었다 가렴’ 하고 말하는 것 같다.     

작은공연장인 단과 옛 성벽의 흔적

명주동은 시청과 관아가 있었던 강릉 행정의 중심지였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번성하였던 마을이었지만 새 청사가 홍제동으로 옮겨간 뒤 그 여파인지 모래시계에서 떨어지는 모래알처럼 사람들이 스르르 빠져나갔다. 원도심, 명주동은 쓸쓸하게 남겨졌다. 원도심의 쇠락은 비단 강릉지역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도시들이 이런 전철을 밟고 있고 원도심은 다양한 시도를 하며 새로운 재기를 꿈꾸고 있다.

명주동은 시간을 거스르는 추억을 테마로 하는 문화공간과 지역 이야기를 만들어 감으로써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은 ‘명주 예술마당’이 되어 공연과 전시를 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고 그 이름도 사랑스러운 봉봉 방앗간, 빨래터 자리, 성벽의 흔적,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것 같은 좁은 골목길, 시멘트 담벼락에 쓰여진 예쁜 글과 그림들.... 외할머니 댁에서 본 작은 정원 같은 소소하지만 아기자기한 레트로 감성이 시나미 명주 길을 걷는 내내 따라붙는다.    

명주동의 파란대문은 계절에 따라 다른 색의 옷을 입는다

  

어르신들이 가꾼 소박한 정원과 봉봉방앗간

햇살박물관은 이제는 손주를 보게 된 할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온 누비이불과 소품, 주파수를 맞추며 틀어야 했던 라디오, 전화기, 텔레비전 등 손때 묻은 생활용품과 국민학교 시절 방과 후 방앗간처럼 드나들었던 문방구까지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미고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소박한 박물관 안에 들어서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진다.    

 

햇살박물관에 전시된 마을 주민의 손때가 묻은 전시물들과 추억의 문방구

강릉시 경강로 2046번길

033-645-2275

http://www.parangdal.co.kr

평일과 금, 토, 일의 프로그램이 다르게 운영되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여 가는 것이 좋다. 참가비 만원을 내면 명주동에서 쓸 수 있는 만원 어치의 쿠폰을 준다. 원하는 카페나 음식점, 소품 샾에서 사용하면 된다. 남은 쿠폰은 파랑달에 기증하고 가면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된다.  

 

카페 오월에서 나른한 오후 즐기기

   

강릉에서 깔깔 거리며 웃고 싶다면 경포 그네터로 Go!


360도 회전하는 하늘그네와 시소, 메이폴 등 스포츠와 놀이가 결합된 즐거운 시간이 기다린다. 그네를 타고 360도를 돌 수 있다고? 의아했으나 시범을 보여주는데 가능하더라. 5~7회 이내에 도움닫기를 하여 한 바퀴를 빙 돌아야 가능하고 도움닫기 횟수가 더 많아지면 힘이 빠져서 돌 수가 없다. 일행 중에 운동 좀 한다는 사람, 운동에는 젬병이라도 새로운 도전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아라. 응원의 박수소리에 성공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경포호와 땅을 번갈아 넘나드는 시소와 메이폴 그네도 꽤 짜릿한 체험이다. 그네터에 갔다면 최소한 한 가지 정도는 시도해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360도 도는 그네타기는 체력과 담력이 필요하다

강릉시 강문동 297-3

033-648-9002

10:00~18:00 매주 월요일은 휴무

하늘그네 (8,000원), 시소그네(5,000원) 메이폴그네(5,000원) 통합이용권과 자유이용권도 가능하다.   

  

소를 닮았다는 소돌해변

아담한 항구 마을의 기묘한 암석 전시장, 소돌아들바위


강릉에 가면 정동진이나 안목항을 주로 들르게 된다. 뭔가 색다른 곳을 원한다면 주문진과 이어져 있는 소돌해변을 추천한다. 숨겨진 해안가에 아들바위공원이 색다른 강릉 바다를 보여준다.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라 하여 소돌(牛岩)이라고 불리었다는 마을은 어촌마을의 한가함을 지니고 있다. 해안산책로를 따라 소돌아들바위공원에 도착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바람과 파도에 침식당해 형태가 기기묘묘해진 거대한 바위 군상을 만나게 된다. 자식이 없던 늙은 노부부가 치성을 드려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아들바위를 보면 코끼리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무엇을 닮았는지는 각자의 머릿속에서 그려보아도 좋을 것이다.  

쥐라기시대 지각변동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기묘한 암석군들
소돌아들바위

흰색에 가까운 돌은 사암이다. 퇴적암의 일종으로 작은 모래입자들이 쌓여 만들어진 바위다 보니 유난히 파도와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많이 파이고 구멍이 뚫리고 독특한 현재의 모습을 언제까지 유지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버릴 바위임을 알기에 현재의 소중함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바위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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