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선재길에서 가을 배웅하기

평창여행

by 파란리본 황정희

오대산 월정사 선재길에 가을이 머물다 떠난다

HJH_7087.jpg 가을이 말라비틀어져간다, 시간이 이리도 속절없을까


가을이 벌써 저만치 달려가 버렸다. 선재길을 걷는 내내 단풍의 화려함이 끝나고 말라버린 잎을 보면 더 빨리 왔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내뱉는다. 하지만 여행은 현재의 시간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할 때 여행이 만족스러워진다. 나의 가을에 대한 목마름을 알았는지 오대산 월정사에 이르러 마지막 가을의 배웅인 듯 흐드러지게 단풍 꽃이 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가을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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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대산 가을의 뒷모습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편도 약 9km의 트레킹이라고 부르기는 약하고 산책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더 품이 필요한 걷기 코스다.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이라 불리는 선재길을 걸으며 가을에게 안녕을 고한다. 보통은 월정사에서 시작하여 상원사까지 오르는 코스를 걷는데 좀 더 편한 코스를 원한다면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버스를 이용해 상원사까지 가서 그곳에서 출발하거나 중간쯤부터 걸어 내려와도 좋다. 선재길을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10월 하순 경이 최상이지만 그 시기를 지났다고 하더라도 하천과 숲을 따라 걷는 길에는 여유만만, 마음에 힐링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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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와 보메기
HJH_7207.jpg 아직도 드문드문 가을의 찬란함이 남아있다

맑은 물소리와 함께 숲 향기 짙은 길을 따라 섶다리, 징검다리, 오대산 보메기(계곡물을 모아 목재를 쌓아두었다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면 보를 터지게 해 목재를 아래쪽으로 이동시켰다)를 지나고 낙엽송 군락 사이를 걷는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의 선재길은 차분하면서도 중간중간 색다른 분위기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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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서리꽃, 낙엽꽃 그리고 사람꽃


선재길은 신라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얻은 부처님 사리를 적멸보궁에 안치하기 위해 걸었던 길이다.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지혜를 시작으로 깨달음으로 향해 나아가는 화엄경의 선재(동자)에서 그 이름이 나왔다. 길은 넓지 않으나 마음은 충분히 넓힐 수 있는 자연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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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별의 손짓을 보내고 사람들은 현생의 소원을 돌탑에 담는다
HJH_7177.jpg 오대산 물줄기에 비쳐 든 반영이 그림을 그린다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033-339-6800

www.woljeongsa.org

입장료 : 성인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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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와 경내 고려시대 팔각구층석탑


18분 동안 하늘에서 오순도순, 발왕산 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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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려앉은 발왕산을 굽어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을 향한다

평창에 18분간 하늘 전망대를 타는 코스가 있다고? 국내 최대 길이의 용평 발왕산 케이블카가 그 주인공이다. 요즘처럼 겨울로 가는 문턱은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하지만 케이블카 안은 안온하다. 창 너머로 느릿하게 움직이는 강원의 산하를 눈에 담는다. 이런 풍경은 못 본 사람만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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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본 사람만 후회스러운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평창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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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 정상부근의 스카이워크와 나무에 기생하는 꼬리겨우살이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지인이 아니면 같은 케이블카에 탑승시키지 않는다. 언택트 시대에 달라진 풍경 중의 하나다. 가족이 아닌 이상 나의 삶의 테두리에 있지만 자주 볼 수 없었던 이와 함께 평창여행을 나섰고 케이블카는 짧지만 알찬 친목의 시간을 제공한다. 아슬아슬 하나의 줄에 매달리 케이블카에서 평창의 산하와 발왕산을 내려다보며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정겹다. 높은 나무에서만 자라는 꼬리겨우살이가 노랗게 열매를 매달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신기한 더부살이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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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목 만나러 가는 길, 나무를 지나다

바람 부는 날이면 매섭기 그지없는 스카이워크에서 아찔한 전망을 감상한 후 겸손나무와 마유목을 목표 삼아 산을 오르듯 걷는다. 마유목을 지나 발왕수, 서울대나무를 보고 나니 다시 케이블카 탑승장이다. 하행길의 케이블카 안은 더 눈이 커진다. 언제 다시 지금 이 순간의 풍경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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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진 않으나 충분히 낭만적인 색채의 늦가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15(용산리0

033-333-7423

http://www.yongpyong.co.kr

관람시간:09:00~18:00(매주 월요일 휴장)

이용료 : 성인 25,000원 / 소인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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