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백제 문화, 일본에 문화를 전파한 백제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하였지만 증명할 수 있는 유물이 많지 않았다. 이를 뒤엎는 사건이 백제 웅진시대의 무대인 공주에서 이루어졌다. 송산리 고분군 가운데 무령왕릉이 발견됨으로써 비로소 백제 문화의 우수성이 입증되기에 이른다.
무령왕릉의 발견은 완전히 우연이다. 1971년 7월 송산리 고분군 배수로 공사를 하다가 삽 끝에 걸린 벽돌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무령왕릉은 어떤 이유로 그때까지 도굴되지 않고 보전될 수 있었을까? 무덤 양식 때문이다. 송산리의 5개의 무덤은 굴방식 돌무덤인데 반해 6호분과 무령왕릉만 벽돌식 무덤 형태다. 방의 형태로 만든 돌무덤은 돌을 쌓아 올려 무덤을 만들고 출입구가 있었기에 도굴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이다. 벽돌무덤인 무령왕릉은 중국 양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연꽃을 비롯한 28가지의 벽돌을 터널 형태로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봉분을 올리고 입구를 벽돌로 봉하는 방식으로 축조되었다. 입구가 막혀있다 하여도 도굴꾼의 검은손을 피해 가기가 쉽지 않은데 백제 무덤이 온전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무령왕릉은 백제시대 능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왕릉이다.'영동대장군 백제 사마왕이 62세 되는 계묘년(523) 5월 7일 임진날에 돌아가셔서 을사년(525) 8월 12일 갑신날에 이르러 대묘에 예를 갖추어 안장하고 이와 같이 기록한다.'라는 지석의 존재로 능의 주인이 무령왕릉임을 알리고 있다.
현재까지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은 5,232점에 달한다. 왕릉을 지켜온 진묘수와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지석이 발견되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금으로 만든 팔찌, 귀걸이, 뒤꽂이 등 출토 유물 가운데 12점이 국보로 지정되었고 제사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청동제 그릇과 수저, 항아리 등 다양한 유물이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무덤양식과 유물들, 목관에 사용된 일본산 금송으로 백제가 중국,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출토된 실제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발굴작업 과정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무덤을 발굴 조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17시간, 발굴작업 당시 취재기자와 발굴단, 공주시민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발굴단은 혹시 유물이 도난당할 까 봐 쓸어 담는 수준으로 유물을 수거할 수밖에 없었고 빠르게 발굴을 마무리해야만 했다고 술회한다. 상황이 그렇다 하여도 분명히 후회가 남을 수밖에 없는 발굴이었다.
무령왕릉이 자리한 송산리 고분군은 파르라니 깎은 동자승의 머리처럼 봉긋하고 단아하다. 고분군 가장자리에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솔숲이 나온다. 온화한 미소가 떠오르는 여유로운 산책길이다. 고분군 산책 후 발굴 당시 무덤 내부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고분군 모형 전시관을 보는 것이 좋다.
올해 공주는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아 무령왕 동상을 공산성 앞 로터리에 세웠다. 백제의 숨결을 간직한 역사도시 공주의 굳건함과 부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웅진에서의 백제 시대 64년, 화려한 백제문화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다.
공주 그 외 가볼 만한 곳
공주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정안천 생태공원
충남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 905-1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공주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50m 정도로 짧지만 주변 생태공원과 함께 묶어 산책을 즐기기 좋다. 생태공원에는 연꽃이 많이 심어져 있다.
추천 맛집
새이학가든 041-855-7080
충남 공주시 금강공원길 15-2
메뉴 : 공주국밥 9,00원, 국밥정식 20,000원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역대 대통령이 단골로 다녀갔던 유명 맛집으로 곁들이 찬이 깔끔하다. 메인은 국밥. 24시간 이상 끓인 육수와 고기, 듬뿍 들어간 대파가 부드럽게 뭉개진다. 칼칼함이 아닌 은근한 맛의 국밥이 속을 뭉근하게 채워준다.
추천 카페
목향커피 041-852-2271
충남 공주시 의당면 의당로 309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가깝다. 널찍한 실내는 현대적인 분위기이고 바깥에 마련된 좌석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당 한켠에서 토끼를 키우고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시그니처 메뉴는 땅콩 크림커피, 달달하면서 고소한 맛이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