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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장미 Aug 06. 2024

삿포로 시내를 가다!

홋카이도의 여름 견문록

삿포로 시내(삿포로 시계탑-홋카이도 도청-오도리공원-스스키노-다누키코지)를 가다.

홋카이도 도청(구 본청사)는 공사중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문은 안 연게 문제가 아니라, 도청 건물은 도청 사진 현수막으로 둘러싸여서 실제 건물 자체를 볼수가 없었다. 내년쯤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한다. 그래도 도청 현수막 앞에서 먹거리 축제를 했다. 디저트부터 간단한 식사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팔았다. 화덕 트럭이 있어서 그곳에서 파는 피자를 먹었다. 치즈와 밀이 홋카이도 산이라 그런가 상당히 맛있었다. 한국에도 이렇게 조각 피자를 길거리에서 프라페마냥 팔았으면 좋겠다. 


삿포로 시계탑은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 개척시대에 지어졌을 법한 근대식 목조 건물이었다. 뭐 별거 없었다는 감상은 현 시대 기준일뿐이지만. 1900년대 초반, 삿포로 시계탑은 사실상 작금의 타임스퀘어 아닌가? 아닐지도. '삿포로 시계탑을 방문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오기보다는 '삿포로 시내를 둘러보는 중에 방문해봐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와야 실망이 덜 할듯하다. 나름 ‘골든 카무이’의 무대 탐방 장소이기도 하니, ‘골든 카무이’의 팬이라면 방문할만하다. 삿포로 시내 중심부에 있어 방문하기 어렵지도 않다.  

   

오도리 공원은 여의도 공원의 축소판 같았다. 주변 건물 높이도 여의도랑 비슷했다. 여의도는 국회 보안 문제로 국회의사당 특정 반경 거리까지의 건물 높이는 제한된다. 오도리 공원 주변 건물들 높이가 여의도만했던 것은 여기가 땅 덩어리가 넓어서 그런 것 같다. 놀랍게도 홋카이도의 전체 면적은 한반도보다는 작지만, 남한 면적에 필적한다(홋카이도의 면적은 남한보다 조금 작다). 이러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한편 일본 등 지리적 이점이 큰 나라들에 대한 부러움도 느껴졌다.

       

다누키코지

삿포로의 다누키코지보다 오사카의 도톤부리 & 구로몬 시장이 훨씬 나았다. 오사카 쪽 가게와 식당 구성이 더 풍성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누키코지 구석탱이에 의문의 근본 라멘집이 있었다. 구석탱이라 길을 잘못 온줄 알고 가게 앞에서 구글맵을 켜서 보고 있는데, 가게 안 노인 사장님이 나오셔서 혼자오셨냐고 물어보셨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가게로 들어갔다. 근본 있는 가게 답게 키오스크가 아닌, 식권 자판기가 있었다. 라멘은 소금라멘, 간장라멘을 각각 500엔에 팔고 있었고 챠슈, 돌김, 계란 등의 추가 토핑을 추가할 수 있었다. 가격과 구성부터가 근본 맛집임이 분명했다. 소금라멘에 돌김과 계란을 추가해서 주문하고 앉았다. 이곳은 일본인들만 가득했다. 이번 여행의 식사 목표는 “한국말이 안 들리는 곳에서만 먹자”인데 아직까지는 성공하고 있었다. 라멘은 굉장히 맛있었다. 500엔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게 면발과 육수 그리고 차슈가 근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격 거품을 없앤만큼 라멘의 본질과 정수만을 남긴 맛이었다. 특히 돌김 토핑이 상당했다. 돌김은 김과 파래 사이의 느낌이었는데, 국물이 잘 스며들고 이를 면과 함께 먹으니 면+육수+토핑이 입에 짝짝 달라붙어 상당히 맛있었다.가게는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듯 했다. 라멘을 건내줄 때, 노인의 손은 목욕탕에 손을 30분 가량 담궈둔 것처럼 불어터져있었다. 아마 그것이 이 라멘집의 맛의 비결이 아니었을까. 평생 기억에 남을 군더더기 없는 라멘 맛이었다. 고로 다시 생각해보면, 삿포로의 다누키코지 > 오사카의 도톤부리. Q.E.D.


스스키노는 무슨 어둠의 유흥가라 그러기에, 잔뜩 쫄았는 데 별거 없었다. 내가 빌딩 간판만 보고 나와서 그런거였을지도.  일본의 3대 유흥가라고 하니 이 곳에서는 밤길 조심하시길.

ps. 다누키코지-스스키노를 가는 길에는 삿포로 시계탑, 홋카이도 도청(구 본청사), 오도리 공원이 있다. 삿포로 시내를 관광할 때 참고하면 좋다.     


#홋카이도여행 #삿포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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