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너무 싫은데, 꼰대 같은 소리가 하고 싶다.

짧은 넋두리

by Bluese


그저 생각하는 기준이 조금 다르구나, 했었다.

내가 20대로 살았던 살았던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세상이기에, 그들의 차별성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했다. 라떼도, 앞 세대들과 다르다며 X세대니, 밀레니엄 세대니 이름 붙여가며 별종 취급받았으니까.

다만, 내 주변 사람들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면, 그래도 인간다움의 기본인 도덕성과 측은지심 같은 것들은 당연한 것이었고, 갖지 않은 이들은 배은망덕한 놈이 되거나, 양아치, 쓰레기 같은 이름들로 불렸다.


모두가 같다는 일반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숫자만 달랐지 비슷한 사람들이 다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자유와 방종을 착각하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최근 몇 개월 사이, 지금의 젊은이들 구체적으로 10대에서 20대 에게 실망할 일이 허다하다.

n번방의 주범으로 일주일이 머다 하고 TV에서 얼굴을 마주한 어린 남자아이들은, 너무나 평범해 보일뿐더러, 조용하고 성실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들이 그런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한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보고 자라왔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게 반은 된다. 범죄로 돈을 벌고도, 아무 대가 없이 잘 처먹고 잘 살고 있는, 내가 싫어하는 꼰대의 세대들을. 물론 정화 능력 없이 흡수해 버린 것엔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죗값을 죄만큼 제대로, 정당하게 받길 바랄 뿐. 제발,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로 시작하는 개소린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또, 같이 일한 지 두 달도 안되어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이번 달 초에 오랜만의 출근에 얼굴을 마주했던 20대 초반의 동료는, 당일에 프리랜서 무급 휴직 관련 지원금을 받기 위한 서류를 받아가고는 종적을 감췄다.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지 하던 차에, 이태원까지 터져버렸다.


안다. 백번 양보해서, 한참 반항기이거나, 이젠 부모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오만할 시기다. 시간이 더 지나 봐야 부모와 어른의 존재에서 빛이 나는 것을 경험할 때가 오겠지.

그러니 어찌 되어도 상관없는 마음일까. 머리엔 똥 비슷한 것만 차 있더래도, 체력만큼은 튼튼한 너희들은 그따위 전염병쯤 거쳐 지나가도 별일이 아닌 것이라서, 함께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나, 어린 동생,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 따윈 내 알 바 아니라며 그렇게 방종할 수 있는 건가.


의사들이 방역복 안에서 얼굴이며 손이 부르터서 피부가 몇 겹으로 벗겨져가면서도, 환자들을 보살피는 건, 그들이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기꺼이 하겠다 마음먹은 일이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어떻게, 그 수고와 희생에 깨닫는 것이 없을 수 있지.

무얼 하라고 했나. 어딘가에서 보고 깊게 공감했었던 글처럼 그 어느 때 보다도,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큰 것을 해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였다.


왜 인간으로서, 자식으로서, 선생으로서 당신들이 지켜야 할 대상에 대한 배려가 이렇게나 없는 걸까.

누가 평생 가지 말라고 했나. 그냥 몇 달만 더, 그래 길게 잡아 1년만 더, 우리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만. 그까짓 클럽, 파티, 술자리 참고 견디는 게 그렇게나 힘들 일인가.


결국에 그래, 책임감은 개뿔 없으면서 인내심까지 없고, 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건 말건 상관 않는 것이 YOLO인 양 착각하는 당신들이라면 그럴 수 있었겠다 생각해버려야 하는 건가.


속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천불이 난다. 글을 쓰면서 감정 조절이 안돼서 이런 글은 발행하면 안 될 것 같아진다.

너무 화가 잦은 시절이고, 내가 누군가들에겐 매우 분명하게 꼰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 날들이다.

옛 어른들이, 어른들 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며 혀를 내두르던 것이 1/3 만큼은 공감이 되어간다.



작가의 이전글엄마를 보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