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년시월열여섯째날
타인의 글에서
나의 지나간 시간을 읽는다
그다지 좋았다 말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회상하는 일이 잦진 않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 살았다
스스로를 위로할 필요가 있을 때
슬쩍 꺼내어 들여다본다
썩 남의 것처럼 낯설어진 감정으로
행여나 그 음울함들이
다시 나의 것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되어
후회를 하는 날들이 지나간다
후회는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알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매일에
치를 떨고 손을 들어 휘두른다
괜찮은 것 같지만
괜찮아선 안된다고
잊지 말라고
내 몫만큼 남아 있는 그리움인지
거북함인지 모를 색을 하고
내 과거가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