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년시월열넷째날
사람이 참 그렇고 그렇다
얼마큼인지 보다 무엇인지가 중요할 때가 그렇고
왜인지 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던 건지가 중요할 때가 그렇다
'어떤' 일이라서
그만큼이나 벌어졌어도
예상했던 것보다 평온하게 지나갔으나
'왜' 그랬는지에 대한 것들을
하루 반나절을 들여 나열해대는 그 사람의 목소리는
귓속에 늘상 머무는 이명 소리처럼
의미 없이 스쳐가고
'어떻게 당신이' 라는 말에
고개 숙여 버린 정수리를 남겨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어떤 언어도 너와 나의 다름을
그 공백을 가리워 너와 나의 거리를
가까이에 두지 못했다
사랑도 참 다 그렇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