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년시월열여덟번째날
여름이 되었다 겨울이 되었다
널을 뛰던 계절의 사이에서
마음도 덩달아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차게 식었다가를 반복하던 것이
금세 잠잠해진다
어제 온다던 비는 가을비였겠으나
오지 않고 거르는 것을 보니
그래, 너도 계절이 조금 이르게 오는 것을 알았나 보다
사계절이 한 덩어리가 된 것 마냥
지난겨울의 조금 모자란 추위를
여름에서 물기에 축축한 싸늘함을
한 계절을 지날 때마다 그렇게 한기를 축적하더니
가을은 온데간데없이
겨울, 네가 또 오려나 보다
한여름 에어컨 바람에도 덜덜거리며
추위는 싫다면서도
눈이 오는 겨울을 가장 사랑하던 나는
인생 처음으로
겨울을 기다리지 않는다
어떻게,
지금보다 더 추워질 수 있느냐고
어떻게 이보다 더 혹독할 수 있느냐고
아직 가을의 달에 서서
오지 말라고 사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