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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 Mar 08. 2021

운으로 성공한다는 착각

존버만이 답

영향력이  돈이 되는 시대다. 일단 유명하고 봐야 한다. 유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같은 을 해도 전달 무게감의 차이가 크다. 인플루언서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동시에 부도 얻는다. 불과 십수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하던 일이다. 그때만 하더라도 TV 나오는 사람은  세계와는 다른 차원의 존재였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들을 따라잡을  없었고, 나와는 하늘과 땅만큼의 괴리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유튜브나 SNS에서 유명세를 얻으면 누구나 TV 나올  있는 세상이다.  TV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채널을 통해 수백만의 팬을 확보할  있게 되었다. 이제,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요즘 핫한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이라는 사람이 있다(오만 원권 지폐의  신사임당이 아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을 훌쩍 넘기는 인플루언서지만, 처음 (남자가 맞다) 콘텐츠를 접할 때만 해도 구독자는 10( 숫자도 충분히 크지만...) 정도 수준이었다. 처음 접한 영상은  1,000 원을 버는 방법이었는데, 끝까지 보지 못한  중간에 꺼버렸다. 아니, 꺼버릴 수밖에 없었다. PPT 페이지 하나 띄어놓고 돈 버는  하나씩 적고 있었는데, 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

으잉? 무슨 헛소리지? 혹시, 사기꾼 아니야?’
저런 뜬구름 잡는 소리로 어떻게 1,000 원을 번다는 거야?’

그의 영상과 말에서 신뢰감이란 찾아볼  없었다. 단지, 그럴듯한 제목과 영상으로 우연히 유명해진 유튜버  하나다 싶었다. 그가 성취했던 그때의 작은 성공 오로지 ‘으로 보였다. 경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데다 특별한 능력 있어 보이진 않았다. 아마 오래지 않아 조용하게 사라지는 그런 유튜버   명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채널은 계속해서 성장해 갔. 10만이 20만이 되고 50만이 되더니, 어느새 100만을 훌쩍 넘겨버렸다. 유명인이 인터뷰이로 등장하는가 한편, TV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한다. 급기야 출판까지 하는 걸 보고 선,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인가 보다. 한번 유명해지니 책까지 냈잖아!!’

나는 당연하게도, 그의 성공을 운으로 치부해 버렸다.


그런데 만약, 내가 잘못 것이라면? 혹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사람이라면? 겨우 10 남짓한 영상 하나로  사람의 인생을 너무 쉽게 판단한 게 아닐까 싶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길래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걸까? 영상을 보아도 현재 모습만 보일 , 어떤 궤적으로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기 힘들었다. 혹시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그의 저서 킵고잉 펼쳐보았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 쉽게 읽혔는데, 주로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었다. 한 장씩 책을 넘기다 보니 처음에 내가 가졌던 편견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운으로 성공을 얻은 사람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전략이 있었고  전략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었다. 운에 기대지 않고, 목적을 가지고 행동했다.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고, 실패로부터 성공하는 법을 깨달은 사람이었다. 




운만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적절한 시기와 타이밍은 성공에 필수 요소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노력 없는 성공은 불붙은 종이와 같다. 아주 잠깐 활활 타오르다가 금세 모두 타버리고는 까맣게 재만 남는다. 타인이든 자신이든 운에서 비롯된 성공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만약 내가 글이나 영상 같은 콘텐츠로 어떤 성취를 이루고 싶다면, 운에 기대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유행하는 이슈와 키워드만 짜깁기 하듯이 만들어봐야 반짝 이슈가 될 뿐, 지속적 인정을 받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즐기고 좋아하고 인정하는 콘텐츠는 순간의 유명세보다는 오랜 시간 축적된 실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적당히 생산한 제품이, 적당히 만들어낸 콘텐츠 하나가, 대박 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아봤자 10개 중 9.9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잠깐 운이 따르지 않는다 해서 좌절할 필요도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의 결실에만 급급한 나머지 방향성 없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은 오히려 미래의 운 마저 사라지게 만든다. 시간을 들이고 진심을 담아 착실하게 하나씩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되어 있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계속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그때까지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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