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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 Oct 11. 2021

친목모임도 나쁘지는 않지만..

3년째 글쓰기 모임을 이어간다는 것

글쓰기 모임 3년 차에 접어들었다(벌써!). 시간  빠르다. ‘이번 주에 대체  써야 할까?’ 고민하며 보낸 시간이, 이렇게나 오래되었다니. 그저, 대견할 따름이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름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며  많은 것을 얻은  같다.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지속하는 글쓰기. 아주 오랫동안 글쓰기는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어떤 것일 뿐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모임을 시작하고 운영하면서, 비로소 꾸준히   있게 되었다.


계속 쓰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이지만,
 걱정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걸까?
그냥 방치하고 있는  아닐까?
이러다 모임이 사라지진 않을까?
어떻게 하면 참여율을 높일  있을까?
어떻게 하면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매력적인 모임이   있을까?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갈피를 잡기 힘들다. 처음 모두에게 보였던 의욕적인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참여하는 멤버 수도 조금씩 줄어든다. 물론, 운영자인  책임이 크다. 리딩 해본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소극적인  성격 탓인지는  모르겠다.  마음만 앞서고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 모임을   꾸리고 싶지만, 사실 글쓰기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충분히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계속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운영하는 입장에서 모임의 건강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모임이라는 것은 자발적 참여가 전제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유지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 쓰는 동기가 희석되거나 목적이 사라지는 멤버가 속속 등장한다. 또한, 오로지 친목만을 위한 모임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대부분이..)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 친해지는 것은 필연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오랜 시간도 필요 없다. 단 몇 번이면 충분하다. 사실, 이런 친밀감이 모임 초기의 결속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한 친밀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독서모임 A 

 모임은 먼저 책을 읽고 관련해서 짧게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  , 뒤풀이를 하면서 토론을 이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서와 토론보다는 뒤풀이에 집중하는 멤버가 늘어난다. 어떤 멤버는 아예 뒤풀이 시간에 맞춰 참석한다. 독서와 토론이라는 목적은 점점 희미해지고, 유흥과 잡담만 남은 친목으로 변해간다.


| 글쓰기 모임 B

멤버 대부분 5 넘게 참여 중이다. 이들은 과하게 친한 탓에 규칙보다 친함이 우선시된다. 쓰지 않아도 어느 누구도 개념치 않는다.
그런데 어느 ,  모임에 오랜만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다.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소외되는 기분이 든다. 이해하지 못하는 대화를 하면서 그들끼리 낄낄거린다. 아무래도 잘못 들어온 느낌이다.


모임 결국 사람이 모이는 이기에 어떤 일이든 발생할  있다. 연애를 하거나, 둘도 없는 친구 사이   있다. 이를 막을 수도, 사실 막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친함이 우선시되는 모임은 그 목적을 훼손하는 경향이 있다. 목적보다 사람에게 집중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목적에 반하는 행동을 하더라도,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넘어간다. 이는 모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견고하고 디테일한 규칙이 필요하. 그렇다고  막힐 듯한 갑갑한 규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임의 목적이 최대한 오래 유지될  있도록 일종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칙이 결여되면 모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의 의지와 희생만으로 이어가기는 어렵다. 모두의 합의하에 정기적으로 멤버의 의견을  규칙을 정비하고 다듬어야 한. 그래야 모임의 생명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지금껏 모임의 규칙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같이  친한 사람 몇몇을 모았을 뿐이었다. 그만둔 사람도 있었고, 몇몇은 올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있는 거라곤 쉬지 않고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멤버들에게 동기 부여할  있는 방법이   정도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은 모임으로 발전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규칙을 어긴 멤버를 보내고, 정기적으로 신입 멤버를 뽑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태해진 마음에 자극을   있기 때문이다. 몇몇이 없어진다고 해체될  있는 모임은 건강하지 않다. 지나치게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면, 결국  사람들에게 이끌려  수밖에 .





현재 우리 글쓰기 모임의 규칙

- 매주 월요일 10시 30분까지 업로드 (브런치 외 어떤 플랫폼도 상관없다. 메모장도 가능)

- 늦거나 쓰지 않으면 벌금 5,000원

- 1년을 분기로 나누고 총 4 시즌으로 진행.

- 12주 동안 12개의 글을 발행하면 시즌 종료. 그다음 한 주는 휴식. 휴식하는 주에 모인 벌금으로 가벼운 오프라인 회식

- 멤버는 1년에 2번 이상 참가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탈퇴 (일단 보류 중)


(혹시 좋은 의견이나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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