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관두기로 결심한 순간.(2)

by 김재희

이미 교대 4학년에 간 교생실습에서도

나는 내가 교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연히 깨달았다.


하지만 그땐 교사를 관두고 다른 길을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제 조금만 더 학교를 다니면 졸업을 하고

임용고사를 보고 선생님이 되는 보장된 길이 열려있는데

잘 깔린 고속도로를 놔두고

굳이 힘겨운 비포장도로를 선택할 용기가 내겐 없었으니까.


하지만 4학년때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막연하게나마

나는 나중에 교사가 아니라

차라리 교육행정직 쪽으로 나가보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시기에 이래저래

남자 동기와 껄끄러운 일들도 겹쳐서

나는 온전히 편안한 마음 상태에서 임용고사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시험 탈락이었다.


난생 처음 실패를 맛 본 순간,

나는 비로소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고작 시험 한 번 떨어진 것 가지고

자살을 떠올리다니

너무나 나약한 태도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 내 당시의 심정은

그래도 아직 광주 초등교사 임용경쟁률이 채 3:1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을 떨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도 부끄럽고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여간 죄송했다.


결국 그때의 나는 다른 길을 시도할 의지가 많이 꺾여버렸던 것 같다.

고작 2.xx 경쟁률의 시험도 떨어지는데

이런 내가 무슨 다른 길을 도모하겠어?

라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폄훼했다.


그리고 힘겨운 재수생활을 거쳐

그 이듬해 9월에 발령이 나게 됐다.


하지만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2학기 중간에 빈 자리는

좋은 자리일 가능성보다는

누군가가 견디기 힘들어서

박차고 나간 껄끄러운 자리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리고 내가 맡게 된 반도 역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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