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초등학교 교사이다.
지금은 육아휴직을 하느라 잠시 교단에서 멀어져있지만, 분명 그 전까지 내가 가진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고 공부를 가르치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그런 교사.
초등학교 교사.
나는 현재 육아휴직을 4년째 쓰고 있다.
아이가 둘이라 한 아이당 최대 3년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해서 내겐 아직 2년간의 유예(?) 기간이 남아있는 셈이다.
해서 나는 내게 주어진 육아휴직 기간동안
내 스스로가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고,
내게 주어진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찰해보기로 결심했다.
왜 이제 와서 이런 철학적인 사유를 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내게는 그런 생각을 할 사고가 깨어있지 않았다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여태 나는 형이하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살아오던 사람이었다.
고등학교에선 문과를 전공했지만,
나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 생각하는 사고 방식은 온전히 이과적인 그것이었다.
나는 철저히 내게 관련있는 것, 내게 중요하거나 영향을 끼치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함으로 인해서 내게 주어질 이득에 철저히 관심을 기울였다.
내가 행하는 말과 행동으로 영향을 받을 상대에 대한 관심은
내 자신을 향한 관심의 크기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로 작고 협소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난 뒤에도
나는 지극히 내향적인데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피로감을 더 느끼는 특성상
코로나 시기가 전혀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오히려 내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 불편하게 하는 이들과 굳이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도
일을 진행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내겐 그야말로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으니까.
일련의 사건들 뒤에 코로나 시국이 지나고
나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교실에서 아주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