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간인지 정해지고 싶지 않다
#짧은 이야기 #라디오 오프닝 멘트
2010년 초반에 '아침형 인간'이 유행을 하면서 그와 관련된 도서, 방송이 파도처럼 쏟아져 내렸다.
이른 아침 시간을 잘 계획해서 결국 성공한 삶을 살자라는 것이 아침형 인간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을 게으르고 자기 관리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사실 이때의 나도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그날 하루가 망치고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그 이후 '저녁형 인간'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사람이 유행했다.
여유롭게 음료를 마시며 저녁에 작업하는 모습. 필자는 밤에 졸려서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다.
2009년, 영국 런던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교수팀의 연구 결과 인간은 낮에는 생활을 위한 일을, 밤에는 독창적인 일을 하며 진화했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늦게까지 깨어있도록 발달했다고 분석했다. 아침형 인간의 유행 속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게으른 사람으로 규정되던 저녁형 인간들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방패가 생겼다.
요즘은 새벽형 인간, 새벽시간에 일어나서 남들보다 훨씬 일찍 하루를 준비하는 책들이 나온다.
좀 피곤하다. 어떤 인간인들 어떠랴. 사회에서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들 때문에 짜증 나고 압박감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침형이든 저녁형이든 새벽형이든 그냥 내가 살고 싶은 대로 문화, 유행의 눈치 보지 말고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