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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하늘 Oct 24. 2021

공황장애 약, 단약 시 금단 증상 없을까?

약에 대한 의존성과 금단증상, 없는 약이 있을까?


내가 복용한 약은 렉사프로, 리보트릴.
증상은 심각한 수준이었으나
복용 양은 소량이었다.


 지난 화에서 나는 일지를 쓰며 한계에 도전하며 공황을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적었었다.

 어제 우연히 보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비  다루는 것을 보며 문득 나는 내가 공황 장애 약을 단약 하던 때가 생각이 났었다.


 분명히 나의 주치의 선생님은

 “환자분이 드시는 약 중에 렉사프로는 기준치의 절반 수준인 1알, 리보트릴은 반알으로 한 번에 끊어도 별 문제가 없으실 거예요.”라고 말씀해 주셨었다. 그래도 약을 먹은 기간이 있기 때문에 너무 갑자기 끊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단약 후 상태를 지켜보자고 하셨었다.


단약 후 공황장애 카페에 남긴 글
단약 후 공황장애 카페에 남긴 글




 5개월가량 약을 먹은 상태였기에 쉽게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 생각은 오산이었다.


 머릿속에서 전기가 튀는  같은 느낌과 찌릿찌릿한 느낌, 눈앞이 번쩍하는 듯한 느낌, 식은땀과 긴장감, 비현실감이 총체적으로 몰려왔었다. 당시에 나는 일을 하던 중이었는데, 틈틈이 카페나 메모지에 나의 증상을 적으면서 기록을  왔었다. 워낙 생각나면 잡히는 대로 적었던지라 일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찾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소량의  복용, 그리고 비교적 단기간 복용했음에도 부작용이 심했다. 약에 대한 의존성 벤조디아제핀 계열인 리보트릴이  심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나는 당시 리보트릴은 간헐적으로 증상이 심할 때만 복용 중이었기 때문에 원인이 렉사프로에 있음을 확신했다.


 “선생님, 저 단약 하고 긴장도 많이 되고 눈앞에 번쩍 거리고 머릿속에 전기가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렉사프로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마도 갑자기 단약을 해서 환자분께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다시 복용을 하고 천천히 단약을 시도해 보죠.”


 그렇게 다시 약을 복용하다가 몸의 반응을 속이는 목적으로 천천히 단약을  보기로 했다. 매일  알을 먹던 약을 이틀, 삼일, 일주일 간격을 두고 끊어보기로며칠은 약을 다시 복용 했었다. 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기에 며칠 만에 나는 다시 마음을 먹었었다.

 ‘기왕 이렇게 끊기로 마음먹은 거 이 악물고 끊어보자. 이렇게 단 기간 소량으로 복용했는데도 부작용이 심하다면, 더욱이 극복할 수 있다고 마음먹고 끊는 것이 나아.’

 그렇게 2주 정도 금단 증상과 약을 다시 복용하고 싶은 의존성과 싸웠던 것 같다. 총 한 달 정도는 간간히 증상과 싸우며 일지를 쓰며 하루하루 내 몸과 정신을 관찰하며 약과 멀어져 갔다.


 2017 가을 단약에 성공한 나는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약에 대한 깊은 이해를   있도록 도와주신 의사 선생님 덕분에. 그리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가도  들어주신 의사 선생님 덕분에 나는 완치의 길에 들어설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몸 안에 약이 들어오고 나가고의 문제가 별 것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황장애 환우들은 약 자체가 몸에 작용하는 부분을 넘어서 신체의 변화에 예민한 성격 탓에 단약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 증상들이 가상의 환각 같은 증상이 아니라 실제 신체 반응이기 때문에 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약에 대한 의존성을 키우는 것보다
내 안의 영혼을 갉아먹는 불안을 조절하는 것이
더 낫기에.

혹시 단약을 결심했다면 포기하지 말고 평소 패턴대로 단약을 끈질기게 시도 해 보길.


  번에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증상이 두려운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좌절할 필요 없다. 우리에게 기회는 1번뿐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는 말에 집중해서 쓸데없는 공포심을 키우지 말길 바란다. 부작용은 누구에게나 나타 날 수 있다. 다만 영원히 그 부작용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 스스로 확신을 갖고 용기를 갖고 내 몸의 변화를 천천히 관찰하며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몸으로 면역을 키워 이 지랄 맞은 병을 잘 극복 해 보길. 그리고 자유하길.


 공황장애, 누군가는 완치를   병이라는 것에 용기와 희망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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