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감각
10년 전 지어진 이 집은 외단열 되어 있어서 보온도 잘된다. 샤시는 좋은 제품은 아니나 이중으로 되어서 제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부엌, 작은 창도 이중으로 되어 있었는데 창을 열면 한쪽에 네 짝 창이 쌓이면서 안쪽 반투명유리가 겹쳐 햇빛이 반쪽만 들어오니까 안쪽 창은 떼어냈는데 면적이 작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 전에 보일러를 계속 틀어놓으면 방, 이불속에서 갑갑해져서 요즘에는 추운 날에도 보일러를 끄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나오면 바닥도 차갑고 쌀쌀하니까 살짝 켰다가 외출로 하고 저녁에 돌아와서 온도를 맞춘다. 그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집에 돌아오면 추운 날에도 온기가 여전하게 남아있는 게 기분 좋다.
그런데 이렇게 밀실 한 보온에서, 그리고 튕겨내고 반사하는 마감재 사이에서 중요한, 환기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꽉 막힌 공간에 고인 공기는 불편하니까 나 갈 출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햇빛과 바람이 잘 들어오는 부엌과 방의 창을 열어 바람을 들이고 거실 창을 열어서 빠져나가게 해주어야 한다. 환기는 사실 어디서나 당연한 것이지만 뭔가 다소 꽉 막힌 공간이 느껴진달까. 지금 집의 향과 구조상 가장 좋은 방법은 부엌의 맞은 편인 현관을 여는 것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그렇게 할 수는 없는데 아래층에 종종 고정장치와 함께 현관문이 열려 있는 것이 이해 갈 만하다.
물론 방법을 찾고 금방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모든 걸 튕겨내는 공간에 있는 것은 그리 편안한 느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자연적인 두터운 양모펠트로 감싸 안은 몽골의 게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 여름밤에도 방 가운데 난로에 장작불을 때 감싸 안은 온기는 대지에 덩그러니 놓은 집에서 꼭 필요하다. 그 안에서 양모이불에 쏙 들어가면 잠이 잘 온다. 울란바타르 상점에서 본 양모 내의까지 갖추면 한 겨울도 날 수 있겠지. 이불도 집 안에서의 보온재다. 오래전에 선물 받은 실크솜이불을 최근에 꺼내서 쓰고 있는데 가벼운 듯하면서도 적당히 무게감 있고 부드럽게 몸을 잘 감싸주고 무척 따뜻하다. 얼마 전에는 빵빵한데 잘 안 입는 거위털패딩을 갈라서 좋아하는 숨 죽은 패딩에 충진 하는, 온 거실에 거위털이 휘날리는 무모한 일을 했는데 효과는 좋다. 겨울 산에 오를 때는 움직임도 고려하고 열과 땀이 배출되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데, 쉴 때는 확실하게 보온을 해주어야 한다. 집 거실에서, 밤에서 아침까지 쌀쌀할 때는 플리스재킷을 걸치는데 몸에 딱 맞고 부드러우니까 움직임이 좋고 입고 벗기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