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집에 대한 생활감각을 수집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계단 때문이었다. 새로 온 빌라의 공용 계단 단 높이가 신경 쓰이면서 불편함을 느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지금은 약간 높네, 하며 운동삼아 배에 힘을 주고 계단 오르기를 할 수 있지만, 그건 내가 속한 일정 연령대에 한 한 것이고 우리 집에 왔다간 어른들은 손잡이에 의지해서 조심스레 움직여야 했다. (이건 단 높이뿐 아니라 논슬립도 없이 매끈하게 물갈기되어 있는, 관리하기에는 편한 마감 상태도 복합적으로 영향이 있다.) 다리를 '조금, 더' 들어 올리고 내리는 것은 힘이, 요령이,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서 '조금'은 얼마만큼일까. 보통 층고가 같은 기준층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1층이나 지하, 용도가 달라지는 부분에서 높이가 바뀔 때, 높이가 다른 부분이 생길 때, 단을 나누어 계단을 만들 때, 연속되는 흐름에서 (계단 참을 거치지만) 계단의 한 단 높이가 바뀔 경우 그 차이가 되도록 5mm가 넘지 않도록 조정한다. 5mm면 1cm의 반이 되지 않는 높이이다, 차이가 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작은 변화를 알 수 있다, 몸은 기억한다. 그래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규격(규격이라는 말이 조금 애매한데 몸이 편한 기준 정도로 썼습니다.)에 들어오는 계단 외에 애매하게 단 차이가 나는 곳을 조심해야 한다. 급하게 움직이면 발을 헛 디디딜 수 있다. 이 헛디딘다는 것이 기억의 증거가 아닐까.
다음에 이어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