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잡았고 오늘은, 벼르고 있던 식물들을 데려왔다. 예전 집들은 창 밖으로 나무가 보이거나 멀리 산이 보이거나 했는데, 지금은 산에 더 가까워졌지만 그런 것들이 없어서 식물을 많이 기르기로 했었다. 우선, r은 꽃을 피우고 싶다고 보라색 히야신스를 골랐고, 풍난, 비타타, 나한송, 로즈마리를 담았다. 잘 키워내면 화분들을 계속 늘여나가고 싶다. 그중 비타타, 나한송, 로즈마리는 부엌으로 왔는데 이렇게 식물들을 창가에 놓고 중요한 일을 하나 더했다.
식탁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전 집에서는 식탁과 큰 테이블이 이어지고 집 구조가 길게 트여있어서 어떻게 보면 풍성하고 화려하게 식탁 유지되었었는데, 이번에는 부엌의 구획이 비교적 명확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부엌 기구들이 식사하면서 눈에 잘 들어오니까 약간의 어수선함이 있었다. 구조가 바뀌었으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뭔가를 바꿔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식물들도 놓기로 한 것인데, 또렿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건 평범한 배치인데 이렇게까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해 보니 예전 식탁과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차이를 따져보았다.
어딘가 구석에서 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식탁을 부엌 경계에 가로로 벽에 붙여 놓았었는데 일단 벽에 붙어있는 것이 문제고 시선이 부엌 안쪽 벽에만 머무는 것도 문제다. 부엌 가스레인지와 식탁 사이의 공간을 좁혀 부엌 안으로 더 깊이 들어오더라도 세로로 돌려 방향을 바꾸자. 벽에 붙여진 왜소한 식탁을 부엌의 중심으로! 공간이 크지 않아서 약간의 움직임 만으로 이게 될까, 생각도 들었지만 효과가 있었다. 작업 동선의 폭도 문제없고 오히려 식탁이 가까우니 접시 놓기도 편했다. 낮은 높이의 창가에 가까이 가면서 밖도 더 잘 보이고 부엌에서 이어진 현관 쪽 구획이 넓은 편이어서 식탁에 앉았을 때 구석진 느낌이 없어졌다. 확실하게 식탁에 둘러앉은 느낌으로 온전하게 네 면을 다 쓸 수 있으니까 벽에 붙어있을 때보다 집중되고 넓게 쓰는 느낌이 난다. 현관에서 보면 긴 식탁면이 부엌을 구분하는 것보다 짧은 면 양 옆의 통로가 식탁을 따라 이어지면서 시선이 흐르니까 더 깊어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이다.
이건 어쩌면,
식 탁 독 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