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는 집

by 고양이삼거리

쉬어가는 페이지


음력 1월 1일 어제는, 일가친척 모여 설 명절 보낸 부모님 댁 단체사진을 전송받았다. 우리 집인데 내가 없는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설 당일을 몇 해째 집에서 세 식구만 모여 보내고 있다. 집에서 특별한 예식이나 행사가 없으니까 그에 따른 도구들도 없고 많은 손님을 맞을 공간도 필요하지 않다. 지금, 나의, 사는 집은 오로지 우리 세 사람만을 위한 편안한 장소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우리끼리, 명절을 보내고 무언가를 기념하는 일은 주로 식탁에서 이뤄졌다. 때에 맞는 음식을 만들고 케이크 초에 불을 붙였다. 이번은 설이니까 사골육수에 끓인 떡만둣국과, 녹두전을 차려 먹었다. 특별하게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연말이 되면 거실 한 편에 의식처럼 걸어놓는 크리스마스트리 같이 설과 추석을 맞이하는 소품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나무 소쿠리에 하얀 종이를 깔고 올린 주전부리라던가 공단 보자기 같은 건 어떨까.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때 나는 나의 집에서 어떤 것을 이어가고 있을지 생각해 본다.

이전 09화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