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술찜

by 고양이삼거리

며칠 전 쌀쌀하게 봄비가 내리는 날에는 바지락 칼국수를 끓였다. 집 근처 시장에서 바지락을 샀는데 해감이 돼있어서 요리하기가 편했다. 그때 잘 먹어서 그런지 바지락을 한번 더 사다가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냉이도 넣고 된장국을 끓일까 했는데 j가 술찜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보았다. 한 십여 년 전 즈음에 동네 만화카페에 수시로 드나들며 '심야식당'등을 통해 새로운 요리에 취하면서, 꾀 자주 먹기도 했었는데 그 사이에는 만든 적이 없었다. 순전히 바지락 사기가 번거로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요즘 자주 가는 시장은 예전 동네의 두 배 정도 규모로 생선 전문 가게가 두 곳이나 있고, 두 곳 다 관리가 잘 되어서 게 찌개, 동태탕, 고등어구이, 대구탕을 끓여 먹었고, 바지락까지 짧은 기간에 우리 집에 이런 메뉴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확실한 식탁의 변화다. 바지락을 두 바구니 사서 오랜만에 바지락 술찜을 만들어보았다.


그런데, 버터를 넣었던가?

그랬던 것 같아.

고추는?

그건 안 넣어도 될 것 같다.

가물가물하네.


막상 하려니까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하나씩 따져보면서 요리 순서를 만들었다.


생강을 약간 채 썰고 버터에 볶다가 바지락을 넣고 사케를 자작하게 바지락의 2/3 정도 붓는다. 뚜껑을 닫고 술이 끓기 시작하면 채 친 파를 듬뿍 올리고 알코올이 날아갈 때까지 충분히 끓인다. 조개는 잘 익었고, 뽀얗고 시원하게 약간의 단맛과 간 베인 조개 국물이 살짝 쌀쌀한 봄날의 저녁에 잘 어울린다. 냄비를 가운데 놓고 한쪽 편을 먼저 비우기로 하고 하나씩 조개를 건져서 먹다가, 국자가 들어갈 때 국물을 담았다. 반즈음 먹었을 때, 한 번 데워서 따뜻하게 먹었다.


오늘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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