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즙
내가 만든 초고추장은 어쩐지 맛이 없는 편이었어서 잘 만들지도 않았고, 사실 먹을 일도 없었는데, 얼마 전에는 갑자기 초고추장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시판 제품을 사서 맛있게 먹었다. (초고추장을 만들려면 우선 맛있는 고추장이 있어야 하는데, 큰 이모가 만들어주신 고추장이 제일 맛있지만 그걸 쓴다는 건 커다란 행운 같은 것이고, 고추장은 사기 쉽고 입맛에 맞는 브랜드를 찾아서 정착했다, 간장도 마찬가지. 고민 없이 잡는다. 참고로 된장은 지난 10년 동안 먹었고, 앞으로도 그만큼 먹을 것 같은 양이 냉장고에 있다. 식초는 양조식초.) 그걸 먹다 보니 조금 이런 맛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필요한 일이 있어서 만들어보았다. 오늘은 제주도 뿔소라를 삶았다. 여러 선배님들의 조리법을 참고해서 끓는 물에 된장과 술을 약간씩 넣고 9분 30초 정도 삶아서 깨끗하게 손질했다.
초고추장은 고추장을 한 큰 술 듬뿍 뜨고, 설탕 한 스푼, 식초 세-네 스푼과 마늘 두쪽을 기본으로, 여기에 내가 더해 넣은 것은 생강 착즙 한 스푼이다. 착즙기가 생긴 이후로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 두는 생강즙이 있었다. 차도 마시고 가끔 이렇게 요리에 넣기도 하는데, 오늘도 적절한 용도를 찾은 것 같다. 생강의 신선한 향과 맛이 과일 같이 다른 맛을 더하거나, 튀지 않으면서 장 맛을 산뜻하게 살려준다. 생각지 않게 입맛에 맞는 초고추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설탕은 조금 줄여도 될 것 같다.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초고추장이 만들어졌다. 봄에 초고추장 만드는 법을 장착했다는 사실이 무척 든든하다,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바야흐로 초-고추장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