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날 유감
노동자의 날을 맞이해 나온
방송작가에 대한 기사들을 보며 씁쓸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728481
난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 갔고
프로덕션에서 화환도 보내왔었다.
다행히 방송일정과 겹치지 않은 덕분에.
그러나 담석으로
담낭 절제 수술했을 때
수술 후 이틀 지나니
피디가 언제 퇴원하냐고
편집이랑 원고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하도 성질이 나고 억울해
내 몸에서 나온 담석을 던져주며 울었다.
도대체 얼마나 아픈 걸 잘 참으면
1-2개만 있어도 아프다고 수술들 하는데
몸속에 돌이 서른 개 넘게
쌓일 동안 참았느냐고
의사가 기념 목걸이라도 만들라고 준 것이었다.
피디가 미안해 하긴 했으나
난 결국 밤에도 병원로비를 열심히 걸어
가스 나오자마자 퇴원했다.
(요즘에는 가스 안 나와도 밥 주고
복강경 수술하면 3-4일 만에 퇴원한다는데
그때는 최소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했었다.)
교통사고 당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다.
피디며 막내며 팀장님까지 나서서
섭외며 세팅 도와주고
나중에는 알바 작가까지 써서
내 대신 현장 내보내고
회의는 당연히 병원 와서도 하고
그래도 결국 방송일 때문에 퇴원했다.
민폐를 너무 많이 끼쳤고
다시 일 시작하고도 병원 통원 문제와
과로 때문에 그만두고(잘렸지 뭐)
다시 일하기 두려워 거의 일을 못한다.
(못하는 것인가, 안 하는 것인가?)
방송작가도 노동자다.
노동의 정의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이든
"몸을 움직여 일을 함"이든
방송작가는 노동자다.
고용주가 시키는 대로 일하고
작업에 일일이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최저임금과 스태프의 죽음 등
다양한 문제와 함께
방송작가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모두들 쉬쉬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총체적 난관이다.
기사 인터뷰 내용처럼
"인간에 대한 예의"부터 시작하자, 하면
너무 이상적인가?
교통사고 이후, 비정규직보다 못한
"프리랜서"란 불명확한 용어로 위장된
내 직업이 부끄러워졌다.
5월 1일, 씁쓸하다.
어제도 지인에게 한 소리 들었다.
"그러게 너도 피디가 됐어야지."
방송작가 없이 방송 만들 수 있는가?
왜 내 직업이 부끄러워져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