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른, 아홉 ①] 아홉수는 있을까?

염소자리의 삶과 사랑


*스포일러 가득입니다.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드라마부터 보고 오세요.


*소설은 작가의 인생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그림은 화가의 욕망을 담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캐릭터는 작가와 감독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역할을 맡은 배우의 해석으로 표현됩니다. 배우들은 팔색조처럼 다양한 역할을 맡지만, 그 캐릭터가 자신의 별자리와 맞아떨어지는 작품이 흥행에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데뷔작과 배우를 대표하는 작품은 배우의 별자리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행성이 별자리의 옷을 입고 우리의 성격으로 드러나듯, 캐릭터는 배우의 탈을 쓰고 우리에게 말을 걸기 때문입니다.


안녕~ 2023년, 그리고 마흔, 아홉!

나는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무시하지 않고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라 하는 전통적인 우리 나이가 좋습니다. 그래서 올해 난 마흔아홉이었고, 내년에 오십입니다.

여자에게 가장 힘들다는 스물, 아홉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일에 미쳐서 아홉수가 먹는 거야, 하고 지나갔으니까요. 그러다 뒤늦게 사춘기가 오듯 서른, 아홉마흔, 아홉이 참 힘들었습니다. 서른, 아홉에는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고(아직도 못했습니다). 마흔, 아홉에는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홉수(數)’는 ‘9, 19, 29와 같이 아홉이 든 수. 남자 나이에 이 수가 들면 결혼이나 이사와 같은 일을 꺼린다.’고 되어 있습니다.


드라마 <서른, 아홉>을 넷플릭스로 다시 봤습니다.

드라마 <서른, 아홉>은 염소자리와 사자자리가 어떻게 사랑을 지키고, 죽음을 대하는가 말해준다. ⒸJTBC <서른아홉>


JTBC 수목드라마 (OTT : 티빙, 넷플릭스)

2022년 2월 16일 ~ 2022년 3월 31일


마흔을 코 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드라마 <서른, 아홉>은 한 해가 마무리되고 시작되는 염소자리의 달(동지 12월 21, 22일~대한 1월 20, 21일)에 보기 딱 좋은 염소자리의 드라마입니다.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은 모두 82년생 동갑으로 실제나이 39세에 드라마 <서른, 아홉>을 촬영했다. 세 배우 모두 염소자리와 사자자리로 통한다는 것은 알까? ⒸJTBC <서른


주인공, 차미조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은 1982년 1월 11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염소자리고 달별자리가 사자자리입니다. 정찬영 역의 전미도 배우는 1982년 8월 4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사자자리고 달별자리가 염소자리 혹은 물병자리입니다(오전 8시 이후 달별자리가 바뀝니다.) 정주희 역의 김지현 배우는 1982년 1월 2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염소자리고 달별자리가 물고기자리 혹은 양자리입니다(오후 4시 이후 달별자리가 바뀝니다.) 주연을 맡은 여자배우 셋이 모두 82년생 동갑에, 드라마 제목처럼 실제 나이 서른아홉에 이 드라마를 촬영했다고 했는데 그들이 모두 염소자리와 사자자리로 통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까요? 몰라도 역시 “끼리끼리”는 과학입니다.


염소자리는 그리스신화에서 자연의 신, 님프의 동반자인 판Pan이다.


*그림 : 기대앉은 팬 Pan Reclining, 페테르 파울 루벤스, 1610년, 국립 미술관, 워싱턴 DC

판 신의 마스크, 기원전 340-320년, 바실 보이코프 컬렉션의 일부, 불가리아 소피아


염소자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염소의 뿔과 다리를 가진 신인 판(Pan)이 튀포에우스(티폰) 때문에 놀라 물고기로 변신하다 말아서 반은 염소 반은 물고기라고 합니다. 판은 본래 자연의 신, 들판, 목자와 양 떼, 산들짐승의 신, 소박한 음악의 신, 님프의 동반자의 신으로 전령의 신 헤르메스와 킬레네 산의 님프인 페넬로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염소의 발과 두 개의 뿔을 가진, 시끄럽고 즐겁게 웃는 아이였는데 보모는 그의 흉악한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을 보고 겁이 나서 아이를 버리고 달아났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신들의 거처로 재빨리 가서 제우스 옆에 앉히고 나머지 신들에게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신들은 아이를 ‘모든’을 의미하는 “판 Pan”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그가 모든 신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Pan이라는 이름은 어근 peh- (보호, 감시)에서 파생된 이전 ΠάΩν 에서 축약된 형태이거나 혹은 그리스어 ὀπάΩν “동반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모든”을 뜻하는 그리스어(πᾶν)와 동일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 팬데믹 COVID-19 pandemic의 “팬”도 어원이 같습니다.


판에 대한 숭배는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중앙에 위치한 고원지대 아르카디아에서 시작되었는데, 산으로 둘러 싸인 이곳은 양들의 방목지, 헤르메스가 태어나고, 판이 다스리던 영역으로 축복과 풍요의 낙원, 이상향으로 묘사되는 곳으로 그리스의 다른 지역과 문화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신화학자들은 그리스에서 토착신 판을 헤르메스의 아들로 둔갑시키려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염소자리는 그리스신화에서 크로노스(쌔턴, 토성)과 관련이 있다.

*그림 : 우라노스의 거세, Giorgio Vasari와 Cristofano Gherardi의 프레스코, 1560년, 베키오 궁전

자식을 삼키는 크로노스, 페테르 파울루벤스, 1636년,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12월 22일 동지(冬至 : 24 절기 가운데 22번째 절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부터 1월 20일 대한(大寒 : 24 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 큰 추위)까지 가장 추운 겨울에 태어난 염소자리는 황소자리, 처녀자리와 함께 흙의 별자리로, 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규칙을 준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염소자리는 현실과 안정이 키워드인 토성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인생과 시간을 조각하며 꾸준히 노력합니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차지한 최고신의 자리를 아들 제우스에게 넘겨준 크로노스처럼 시간의 유한성, 한계에 대한 위기감이 무의식 중에 깔려 있죠. 자신의 황금시대를 기억하는 그들은 자리(직함)가 사람을 만드는 것을 알고, 크고 넓은 집과 작업실을 좋아하며, 자기만의 절대적 공간이 필요합니다. 우울한 염소자리가 자신의 동굴에 숨어들 때는 따라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배우 손예진의 별자리는 염소자리 사자자리이다. 별명 소예진, 20년 동안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고, 외모 연기 대본 선구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염소자리답다.


배우 손예진은 1999년 꽃을 든 남자 CF로 데뷔했는데, 별명이 “소예진”입니다. CF 포카리스웨트로 CF퀸, 2002년 영화 <연애소설>, 2003년 영화 <클래식>과 드라마 <여름향기>, 2004년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으로 청순미녀 배우, 멜로퀸으로 등극한 이래 2019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2022년 <서른, 아홉>까지 20년 넘게 꽉 채워진 필모그래피가 염소자리답습니다. 외모, 연기는 물론 흥행에 대본 선구안까지 모든 것을 갖춘 그녀는 드라마는 물론 영화까지 단독 원탑으로도 손색없는 여배우로 손꼽습니다.


겉보기에 완벽한 피부과 원장 차미조(손예진)는 입양아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JTBC <서른아홉>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손예진 배우가 연기한 차미조는 피부과 원장입니다. 병원 개원하느라 받은 대출을 다 갚은 날. 1년 동안 안식년을 계획합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자랐으나 일곱 살 때 입양된 그녀는 입양아라는 것과 두 번이나 파양 됐다는 트라우마로 불면증과 공황장애가 있습니다.


"늘 삶의 저 아래 불안함이 있어요, 입양아라는 거"

- 드라마 <서른, 아홉> 차미조


팜스프링스로 가 골프나 치며 쉴 생각이었는데 하필 이때 남자가 나타납니다. 선우는 미조가 고아원에 잃어버리고 온 시계를 서울까지 가져다줍니다. 시간의 신, 토성의 지배를 받는 염소자리에게 시계는 매우 중요한 소품입니다.


염소자리 여자(손예진)는 게자리 남자(연우진)에게 시계를 가져다 준 보답으로 작약을 선물한다. ⒸJTBC<서른아홉>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 부끄러움이다. ⒸJTBC <서른아홉>


미조 : 그쪽 선물이에요, 시계 가져다줘서 고마워서

꽃 별로예요?

선우 : 아니요, 어, 어… 졸업식 이후로 처음 받아 봐서…

미조는 고맙다고 작약 꽃을 선물하는데, 선우는 좀 놀라며 밥을 먹자고 하죠. 김선우 역을 맡은 배우 연우진은 1984년 7월 5일 생으로 태양별자리는 게자리고 달별자리는 처녀자리 혹은 천칭자리입니다. 게자리가 같이 밥 먹자는 것은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특히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해주는 것은 바로 그린 라이트죠. 그런데,

미조 : 작약 이거 내일 되면 활짝 필 거예요 그럼 향이 죽여요
이거 한 송이는 나 주면 안 돼요? 아, 줬다 뺏는 건 아닌데
작약 이게 오랜만이라서 두 송이 그쪽 갖고 나 한 송이만 줘요

선우 : 그래요, 나 주려고 산 건 맞죠?

미조 : 아니요 내가 거짓말을 꼭 들켜서

선우 : 한 송이 더 줄까요?

미조 : 아유! 그럼 내가 너무 양아치잖아요.


염소자리 여자 미조는 게자리 남자에게 작약을 선물했다가 한 송이를 달라 합니다. 게다가 너무도 솔직하게 실은 자신이 좋아해서 산 거라는 것을 밝히죠.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 부끄러움"인데, 이 장면에서 부끄러움은 누구 몫인가요?


저는 이 장면에서 염소자리 남자와 결혼한 천칭자리 여자의 상담이 떠올랐습니다. 남편이 기념일도 잘 챙겨주고 선물도 해주고, 꽃도 자주 받는데, 선물도 꽃도 모두 남편의 취향이라 묘하게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는 거예요. 염소자리는 현실적인 필요가 앞서는 경우가 많고, 선물을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에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알레르기 때문에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데, 염소자리 남자친구에게 시계만 두 개를 선물 받았답니다. 그래도 안 받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차미조(손예진)은 고2때 친모를 찾으러 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정찬영(전미도)의 도움을 받는다. ⒸJTBC<서른아홉>
친모를 찾아 간 분식집의 딸 정주희 (김지현)까지 셋은 삼성동, 효창동 그리고 고척동 원거리 우정을 쌓는다.ⒸJTBC <서른아홉>


한편, 입양아였던 미조는 고2 어느 날, 친모를 찾아 나섰다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두 아이를 만났고 절친이 되었습니다.


드라마 <서른, 아홉> 1회 프롤로그

우리는 서른아홉이다

열여덟에 만나
남이 해 주는 스트레칭이 제일 시원한 나이가 돼 버렸다
열여덟에 떡볶이 먹으며 놀고먹을 때
내일모레 마흔이 되어서도 떡볶이 먹고 놀 줄 몰랐다
달라진 건 콜라 대신 소주일 뿐
여전히 떡볶이는 소울 푸드다

마흔을 코앞에 둔 우리

달라진 건 별로 없다

화장품 단가가 좀 올라가야 화장이 먹어 주는 거

사우나를 좋아하게 된 거

술값의 출처가 부모님 지갑이 아니라 우리의 통장이라는 거

결혼식과 돌잔치는 환수 희박함에 패스

장례식은 찾아가려 애쓰게 되는 서른아홉

우리는 그런 서른아홉이 되었다

다행히 우리는 각자의 인연을 만나 치열한 사랑을 배웠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염소자리를 위한 것이죠. 그들은 사람도 물건도 오래된 것을 좋아합니다. 현실적이고 규칙을 잘 지키는 염소자리는 인생의 매 시기마다 자신을 점검하지만, 특히,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기 전, 아홉이라는 나이가 되면 그때까지 내가 잘 살아왔는가 마치 숙제검사하듯 자신을 분석하고 평가합니다. 이때 남들이 보기에 어떤가, 평판이 매우 중요합니다. 평판을 특히 중시하는 별자리가 염소자리, 사자자리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나, 남들을 의식하다 보면 아홉의 나이가 참 힘듭니다. 나의 마흔, 아홉이 그래서 힘들었나 봅니다. 2024년 오십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남들 눈 의식하지 말고 현실에 만족하며 덜 힘들게 살아보겠습니다. (재수 안하고 수능 두 번 본 것도 억울한데, 마흔, 아홉의 아홉수를 두 번 하기는 싫습니다!)


결혼이란 사람에 따라 이를 수도, 늦을 수도 있고, 아예 안 할 수도 있지만 염소자리는 보통 남들이 하는 때 맞춰서 비슷하게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작 염소자리는 결혼도 인생의 숙제처럼 생각해서, 바탕이 갖춰져 있다면 아주 일찍 해치우거나 스스로 바탕을 갖춘 다음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주얼 부부 현빈 손예진 결혼 Ⓒeyesmag


배우 손예진은 영화 <협상>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춘 현빈과 마흔 살에 결혼했습니다. 현빈은 1982년 9월 25일 생으로 태양별자리는 천칭자리이고 달별자리는 사수자리 혹은 염소자리입니다(오전 11시 이후 염소자리로 바뀝니다). 염소자리와 천칭자리의 만남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둘의 결혼이 늦어진 모양입니다. 천칭자리는 이 결혼이 정말 최선인가, 끝까지 고민하고 결정을 유보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가 먼저 이끌어주지 않으면 늦어집니다.


서른아홉, 때늦은 사랑과 때이른 죽음... 사랑과 죽음에 타이밍은 무엇인가? 염소자리드리마 <서른, 아홉> ⒸJTBC <서른아홉>

드라마 <서른, 아홉> 1회 프롤로그

20여 년 동안 붙어살던 우리는 첫 번째 이별을 만났다.

우리 중에 누군가 30대의 끝자락에 장례식을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요즘 만혼이 대세니 30대 끝자락에 늦은 사랑은 좋지만, 이른 죽음이라니... 드라마의 시작부터 조금은 우울합니다. 자신의 황금시대를 기억하는 그들은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이상향을 쫓습니다. 그러나 크로노스처럼 시간의 유한성, 한계에 대한 위기감이 무의식 중에 깔려 있어요. 토성의 기호♄는 마치 교회나 묘지의 십자가를 연상시키기도 하잖아요.



서른, 아홉에 췌장암 4기, 시한부 죽음은 본인과 친구들 모두에게 가혹하다. 현실휴먼로맨스 드라마 <서른, 아홉>

“췌장암이래, 4기야, 살 확률이 0.8%래.”

- 드라마 <서른, 아홉> 정찬영


삶의 밑바닥부터 무너져버리는 나이, 서른, 아홉

그러나 염소자리인들에게 원래 인생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장애물 경기 하듯 생각하거든요. 원대한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시간을 조각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미조는 시한부가 된 친구에게 말합니다.


“지구에서 역사상 제일 신나는 시한부가 되어 줘”

- 드라마 <서른, 아홉> 차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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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드라마 서른, 아홉 ②] 지구에서 역사상 제일 신나는 시한부가 되어 줘

염소자리와 사자자리의 죽음을 대하는 방법


드라마 서른, 아홉 ③] 나는 지켜야 했다

염소자리가 사랑을 지키는 방법

*별자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가요?

2024년 1월 16일, 18일부터 매주 화, 목요일

별자리 Astrology의 기초, 신화부터 차근차근 강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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