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새장에 갇힌 새는 두려움에 떨리는 소리로 노래를 하네.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여전히 열망하는 것들에 대해.
그 노랫가락은 먼 언덕 위에서도 들을 수 있다네.
새장에 갇힌 새는 자유를 노래하니까.
- 마야 안젤루,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19세기 미국의 흑인 시인 폴 로렌스 던바가 쓴
<동정>(1899)의 첫 구절에서 따온 제목)
오프라 윈프리는 알았지만
마야 안젤루는 몰랐습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가장 존경한다고 말한
마야 안젤루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토니 모리슨,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으로 꼽힙니다.
그녀는 시인이고 소설가이며
가수, 작곡가, 연극배우, 극작가,
영화배우,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여성 운동가, 흑인 인권 운동가,
저널리스트, 역사학자, 대학교수, 교육가, 강연가 등으로 활동했고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시작하는
7권의 자서전입니다.
“사실 나는 백인이었는데
잔인한 요정인 계모가
아름다운 내 모습을 질투해서
나를 검정 곱슬머리에
두 발은 마당만 하고
이와 이 사이가 넘버-2 연필이 들어갈 만큼 벌어진
몸집 큰 검둥이 계집애로 만들어버렸다.”
“흑인 여자들은, 젊은 시절이면 누구나 겪는
그 모든 자연의 힘에게 공격받는 동시에
남성의 편견과 백인의 불합리한 증오,
흑인의 무력함이라는 삼중으로 된 집중 포격을 받는다”
마야 안젤루,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중에서
처음에는
‘이게 정말 자서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세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해
아칸소 주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경영하는
친할머니에게 보내져
어린 시절을 주로 남부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마야 안젤루는 여덟 살 때
세인트루이스에서 어머니와 살다가
어머니의 남자 친구한테서 강간을 당한 뒤
말을 잃고
다시 아칸소에 살았습니다.
십 대 초반에는 인종차별의 벽을 뚫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흑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차 차장이 되었으며
열여섯 살 때 임신하여
아들을 낳은 미혼모가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들 누구나
내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스무 권은 된다, 말하지만
자서전인 것을 알고 읽으면서도
너무 소설 같았습니다.
시인이라 아름다운 문장에
36개의 이야기가
단편소설처럼 이어집니다.
본디 백인 소녀였으나
잔인한 요정의 계모가
질투해서
못 생기고 몸집이 큰
흑인 여자아이로 만든 것이라는
상상이 슬펐고
흑인이자, 여자, 못생기고 몸집이 큰 데다
강간의 기억과
13년 동안 17번의 이사로
부모가 있으나 없는 것처럼
떠도는 인생이
얼마나 가시밭길 같았을까
감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야 안젤루는
흑인 차별에 당당히 맞서고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그녀가 왜 자서전을 7권이나 썼는가
알겠습니다.
더 읽어보고 싶은데
다른 책들은 번역이 되지 않았군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