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은 그대로인데 왜 작아 보일까

초등학교 찾아가 보기~

by BlueVada

지난가을 2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결혼하기 전 한창 미스일 때 한번 다녀오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강산이 그사이 2번 반이나 바뀌어 있는 것이었다.
내가 살았던 수락산 근처 상계동은 이제 가보니 예전 모습이 정말 1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고, 어려서 매주 친구들과 놀러 가던 수락산이 저렇게 낮았나 싶어 깜짝 놀랐다.
미국에 온 지 벌써 20년이 넘게 엘에이 풍경에 오랫동안 젖어 살다 보니 웬만한 산은 산 같지도 않아 보인 것인가? 아님 내가 키가 커져서?


하긴 내 친구 어머님은 25년 전에 봤을 때 쌩쌩한 아줌마셨는데 이번에 찾아뵈니 몸에 수술자국도 있으시고 한차례 아팠던 흔적이 있으신 할머니로 늙어계셨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들은 항상 젊고 어머님들은 언제나 60대이실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간 만큼 그것에 대한 표시가 여기저기 나타났다.



한국은 참 많이 발전해 보였다. 친구와 함께 백화점을 갔는데 쇼핑을 마치고 파킹비를 내려고 티켓을 기계에 넣으며 자동차 뒷자리 번호를 입력하니 우리 차가 어디에 주차된 있는지 알려주었다. 기억력이 약한 나는 매번 쇼핑센터에 가서 내 차를 못 찾아 헤맨 것이 여러 번이라 한국의 시스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뿐이 아니라 GPS를 틀어놓으면 '교통사고 다발 지역입니다' 등등 수시로 교통상황에 대해 설명해 줘서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려 무지 애쓴다.

동네 김밥집을 갔는데도 키오스크 기계에 메뉴를 오더하고 (이 시스템은 여기 맥도널드에서도 본 것 같지만) 절대 일하는 분이랑 얘기할 기회가 없이 수시로 기계음이 들리면서 몇 번 음식 찾아가라고 한다.
또 아파트도 엘리베이터가 알아서 내려와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층으로 저절로 안내해 주었다. 신기해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의 핸드폰에 앱으로 깔려있어서 집주인이 아파트입구에 들어서면 자동적으로 엘리베이터가 내려온다는 것이다.


나는 88 올림픽 바로 전에 이민을 나와서 굽이굽이 또 돌고 돌아 연어가 자기 태어난 곳을 찾아가는 것처럼 몇십 년 만에 한국을 가보니 어느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처럼 낯설기만 하다. 언어는 분명 한국어를 하는데 공공기관에 가서 대화를 하려면 한 번에 못 알아듣겠다.

한국은 유행에 상당히 예민하다고 하니 내가 너무 촌스러운 건 아닌가 자꾸 거울을 들여다보게 된다.
친구도 한마디 한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미용실 한번 들렸다가 가~ "
"엥.. 나 한국오기 전에 큰맘 먹고 머리에 돈 좀 투자하고 온 건데!"

친구는 내 말에 놀라는 시늉을 한다. 한국 여행시간이 빠듯해서 미용실 가서 시간 보내는 게 아까울까 봐 미리 머리도 단정하고 자르고 염색한 건데..


내가 이민 가기 전 친구들에게 인사할 때 그 당시 나보고 혀 꼬부라진 말투로 돌아올 거냐고 묻는 친구가 있었다. 나도 내 미래를 모르는 거라 대답을 선뜻 못했었다.

하지만 해외에 나와서 거의 40여 년 살고 있지만 내 발음은 하나도 꼬부라지질 않았다!

가끔 그런 분들을 본 적은 있다. 정말 대여섯 살에 외국에 와서 한동안 한국어를 뒤로 한채 외국어만 쓰신 분. 우리 남편도 약간 한국발음이 센다.

나는 정말 다행히 외국 살면서 언어의 중심이 한국어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나 방송도 죄다 한국어 방송만 보고 친구들도 100% 한국인들이 고 하다 보니 오히려 한국의 유행어를 더 배워간다~

암튼 한번 고국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보니 자주 방문하고 싶다. 매년은 어렵고 2년마다 꼭 가보리라! 나의 정체성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의 발전을 2년마다 확인하는 것도 참 유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