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잠시의 여유만 생기면 여지없이 핸드폰을 켜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즐겨 읽던 책도 멀리하고 가족들과의 대화도 조금씩 단절이 돼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나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서점도 가고, 도서실에 가서 책을 빌려도 보지만 예전만큼 읽는 데 집중을 못하겠다. 하지만 짧은 5분, 10분의 시간으로도 매우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스토리들도 많아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게 다 나쁜 게 아니라고 나 자신에게 다독여 본다.
오늘도 여전히 인기 있는 동영상을 찾다가 낯이 익은 차인표라는 배우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란 동영상을 열어 보았다. 날렵해진 턱과 몸매를 유지하는 남자배우였기에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주제로 이끌어갈까 궁금했다.
그는 주저 없이 친구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30년 넘게 떨어져 지내다 최근에 인연이 닿은 대학교 동창 친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친구가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그를 응원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그 친구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의 하나인 "잡지표지 모델 되기"를 위해 거의 100일이 넘게 뉴욕에 사는 친구와 매일 연락하며 서로를 격려하며 몸짱까지 완성하고 드디어 매거진에 표지 모델까지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50세가 훌쩍 넘은 두 남자가 멋지게 상의 탈의를 하고 잡지 표지 모델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을까?
그러고보니 나도 무언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혼자 이루기는 어렵고 자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차인표씨처럼 옆에서 응원해주는 단 한명의 누군가가 있다면 힘이 나서 100일도 하루 같이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일이니까 꼭 마감일을 적어놓을 필요는 없겠다. 내 생전에 이루기만 한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뿌듯할까?
나도 우선은 몸짱이 되고 싶어진다. 예전에는 아줌마가 되면 몸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줄 알았는데 시대가 바뀌니까 이제는 뒷모습을 보면 20대인지 40대인지 잘 분간이 안된다. 더 똥배가 출렁이기 전에 한번 얇은 허리살과 팔뚝살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잡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결혼 30주년 즈음에 다시 리마인드 결혼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이왕이면 등이 확 파진 것으로 하면 어떨까? 남편이 싫다고 도망가지 않으려는지.
다른 내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책을 한 권 내보고 싶다.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돈만 내면 다 책을 출판하고, 마음만 먹으면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낼 수 있겠지만 더 꿈을 크게 키워서 제대로 된 책을 쓰고 싶다. 독자들의 심금을 웃고 울리는감동의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기도 자주 쓰고, 글사랑 모임에도 잘 참석하여 차곡차곡 글 솜씨를 늘려가야 한다.
또 다른 버킷리스트는 많은 곳을 여행해 보고 싶다. 요즘은 어쩔 수 없이 코로나 때문에 많이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언제고 다시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다면 유럽의 도시들을 방문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여유자금을 모아놓고 건강도 잘 준비해야 한다.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동네 한 바퀴씩 돌고 시간 나는 데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해야겠다.
버킷 리스트를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을 누가 뭐라 욕하지 않을 테니 만드는 김에 두어가지 더 적어보자.
멋지게 은퇴를 해서 남은 인생은 봉사하며 살고 싶다. 내가 가진 달란트를 그저 땅에 묻어두지 말고 2배, 3배가 될 수 있도록 주위에 내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도움을 주고 싶다.
또 젊은 사람들에게 본이 되도록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그렇게 나이 먹고 싶다.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열라는 말처럼 젊은 세대들에게 인정받는 선배로 나이 먹고 싶다. 이 버킷 리스트들을 하나하나 완성하며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을 업데이트하며 그렇게 살고 싶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계속 업데이트 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