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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비 Nov 23. 2020

ep.7 제주에 산다고 말하면 난감해지는 순간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도 해당하는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 산다고 말하면 난감한 순간들이 있다.



제일 처음 떠오르는 것은 난감하다기보다는 당황했던 경험인데, 친구랑 '내일로'를 하다가 어떤 지역에 갔을 때 버스 기사님이 어느 지역에서 왔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제주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 좋은 곳에 살면서 왜 이곳으로 여행 왔어요?'라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나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그런 질문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그냥 억지로 '아... 네.... 하하하...'하고 웃어넘겼다.


TMI이긴 한데 <1박 2일>의 애청자로서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는 로망이 마음 한켠에 있었다. 화면에서 보는 것과 실물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라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한테는 탐구의 의미가 강해서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한 것일 수도 있다. 깔짝깔짝 다른 지역을 여행다녀본 경험으로 지역마다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막상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본인이 사는 지역에 대해 크게 감명을 못 받겠지만 말이다.



그다음 일화로는 맛집 리스트를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추천이 정말 힘든 게 일단 입맛이 사람마다 다르고 제주도는 외식비가 비싸기 때문에 우리 집은 그냥 만들어 먹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집도 밥하기 귀찮으면 치킨 시켜먹고 피자 시켜먹는다. 우리집도 프랜차이즈점에서 배달을 시킨다. 외식할 때는 애슐리도 갔었고 아무튼 특색 있는 현지인 맛집을 기대하고 물어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돌아오는 대답이 별거 없을 수도 있다. 맛집을 알고 싶다면 그냥 열심히 검색해서 방문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제주도가 넓기 때문에 모든 음식점을 갈 수 없기에 빅데이터를 모으기에는 인터넷 검색이 그냥 최고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내가 입맛이 까다로운 건지(평소에 아무거나 잘 먹지만 맛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 없다) 음식점을 가본 곳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음식점이 하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반면에 카페는 커피나 디저트에 신경을 쓴 곳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지인들이 나한테 카페 추천을 해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천할 만큼 많이 다닌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제주도 상하좌우 지역을 깔짝깔짝 다녀본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맛집이나 관광지 추천은 사람에 따라서는 원하는 결과를 못 얻을 수 있다. 나같은 경우에는 평소엔 집순이 모드였다가 한번 나가고픈 마음이 들었을때 나가기 때문에 외출 빈도가 높지 않아 대답을 잘 못한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어릴때부터 이곳저곳을 다녀서 데이터가 쌓인 사람이라면 거침없이 추천할 수도 있으니 물어보고 싶다면 사람 성향을 잘 파악해서 물어보는 것을 권장한다.


그다음 일화는 내가 경험한 것이라기 보다는 주변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인데, 숙소 추천을 해달라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도민은 그냥 자기 집에서 자는데 숙소 추천 혹은 예약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마 지인찬스를 노리고 한 말일 수도 있겠다. 맛집과 마찬가지로 발품을 팔아서 리뷰 확인해보고 자신의 예산에 맞춰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모든 사람이 겪는 것은 아니기에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쓴 이유는 그냥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이지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나도 똑같은 실수를 누군가에게 했을 수도 있겠지싶다. 살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기 때문에 오늘 주절주절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그냥 임팩트 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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