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후의 공기
아침엔 비가 올 것 같이 바람 불고 춥더니 오후엔 날이 완전히 갰다. 회사에 있는 세탁물을 업체에 맡기고 돌아오는 길에 광화문 쪽을 보니 건물보다 하늘에 더 눈이 갔다.
요새 내 아이폰 카메라 성능은 전보다 확실히 떨어졌으나 날씨가 도와줄 때엔 색감이 퍽 멋있게 나온다.
요새 궁극적인 글쓰기 도구를 찾고자 노력했다. 얼마 전 받은 문학동네 수첩? 에버노트, quip, 구글 문서 등 온갖 도구를 견주어보며 하나에 정착하고자 고민했는데 글쎄, 죄다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그때그때 끌리는 것에 끄적이는 게 지금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글을 쓰고 공개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
브런치엔 공들여 완성한 글을 써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 생각의 결과는? 몇 달째 브런치에 글 한자 쓰지 못했다. 어디선가 일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한 방법을 읽고 무척 공감했기에 에버노트에 옮겨 가끔 읽으며 스스로를 일깨운다.
‘처음에는 ‘대충’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겠다, 예상이 될 정도면 충분해요. 윤곽이 잡혔으면 ‘빨리’합니다. 디테일은 무시해요. 마무리 교정은 ‘잘’합니다.’
대부분 이 flow를 거꾸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결과는? 예상 가능한 흐지부지.
지금 집에 가는데 옆에 할머니가 마스크를 벗고 통화를 한다. 괜히 신경 쓰인다. 핸드폰에는 doc의 street life가 흐른다. 몇 달 동안 유튜브 뮤직을 들었는데 음질이 너무 별로라 오랜만에 아이튠즈로 동기화했다. 디오씨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게 고맙다.